바꿀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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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꿀 때가 됐다!
  • 박상석
  • 승인 2012.04.2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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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일 한상대회 운영위원회 개최에 즈음하여


▲ 박상석 편집국장
2002년 서울에서 28개국 968명이 참가한 1차 한상대회 이후 지난 2011년 제 10차 부산 한상대회에는 약 4,000여 명의 동포경제인들이 한상대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1차 대회에서 3,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가 이뤄진 것 외에 이후 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실적이 전무하다. 주최 측에서도 비즈니스 상담 실적과 기업 전시 부스 수량만으로 대회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을 터다. 해마다 한상대회장을 둘러보면, 개최지역 우수 중소기업들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고, 동네 풍물시장의 풍경처럼 떡이며 과자, 김치, 비누, 넥타이 등으로 부스 대부분이 채워져 있다. 도무지 개최 도시 상공인들이나 지자체, 어느 쪽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라고는 읽을 수가 없다. 대회를 진행하는 현지 공무원들의 태도 역시 시큰둥하다 못해 불만과 짜증으로 가득 차 있다. 행사장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대회 참가 업체와 관계자들 뿐이다.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다. 한상들은 다들 입 모아 말한다. “세계 각국에서 우리를 불러서 떡과 김치 구경이나 시키겠다는 것인가?”

한상대회 10년. 이제 그만 쇼를 멈출 때가 됐다. 해마다 혈세 30억 원 이상을 쏟아가면서 낮에는 골프 치고, 밤이면 술이나 마시는 잔치판을 끝낼 때가 왔다. 한상과 국내 기업 모두에게는 실익 없이 특정 언론사의 배만 불리고, 지역구 의원과 자치단체장에게 훈장 하나 만들어 주기 위한 이 개탄스러운 판을 접을 때가 됐다.

우리는 5월 2ㆍ3일로 예정된 한상대회 운영위원회를 주목할 것이다. 730만 재외동포들에게 그들이 내놓은 답안이 또다시 허위의 쇼를 위한 시나리오에 불과할 것인지. 한상과 지자체, 모국의 우수 중소기업들이 함께 한민족 비즈니스 축제마당을 꾸려낼 수 있는 실질적인 처방과 장치를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 눈 크게 뜨고 주시할 것이다. 그리하여, 새로운 한상대회를 통해 한상과 국내 중소기업이 서로 어깨를 맞잡고 세계무대로 나아가는 꿈, 경쟁력 있는 지방 소기업 제품이 글로벌 상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꿈을 실현시키도록 할 것이다. 그 꿈을 실현하는 무대가 바로 ‘한상대회’가 되도록 요구할 것이다.

동포사회는 기대한다. 벌써부터 후보도시 세 곳 중 한 도시를 거명하며 ‘사실상 낙점되었다’는 유언비어가 진실이 아니기를. 매번 의지 없는 자세로 대회를 치룬 후보도시를 특급호텔 객실이 많다는 이유 하나로 내정한 채 대회유치 심사는 시늉만 하는 그런 어리석은 일이 없을 것이라 믿는다.

또한 재외동포재단은 올해 초 모 대학에 의뢰해 실시한 한상대회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내달 초 대회 운영위원회 이전에 동포사회와 운영위원들 앞에 추호의 숨김없이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그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회의 새로운 10년을 예비할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날 참석한 운영위원 모두가 300만 한상을 대표하여 일회성 행사로 일관한 지난날의 부끄러운 쇼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명심하라. 우리 모두가 한상대회를 바로 세워야 하는 묵은 숙제를 마쳐야 할 그 때가 되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