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 밤하늘 수놓은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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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 밤하늘 수놓은 아리아
  • 박정연 캄보디아한인회 사무국장
  • 승인 2012.03.0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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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8개국 초청 오페라 갈라콘서트 열려

"평생 잊지 못할 아리아"… "원더풀" 탄성

늦은 밤 공연장을 빠져 나오는 관객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문화의 불모지의 캄보디아에서는 좀체 접하기 힘든 오페라 아리아 갈라 콘서트가 지난 28일, 29일 양일간 캄보디아 한인회와 주 캄보디아 대한민국 대사관의 후원으로 수도 프놈펜에서 열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한국을 대표하는 정상 음악가 김영미 교수(한국종합예술학교)와 이재환 교수(중앙대)를 비롯해 아시아 8개국을 대표하는 기라성같은 성악가들이 자리를 함께 한 이번 오페라 갈라 콘서트는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유명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연하기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에서 공연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이번 오페라 갈라 콘서트는 한국 교민 관객들이 객석을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넘어 캄보디아 현지 관객들도 많이 찾았다.

더욱이 영자신문광고 등 홍보가 다소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놈펜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관객 수백여명이 객석을 가득 채워 눈길을 끌었다.

입장료가 25불로 공무원 평균 월급이 60여불에 불과한 현지 물가를 감안하면 매우 비싼 금액임도 불구하고 공연 하루 전 입장권이 동이 나 그동안 일반 음악애호가들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심한 지 엿볼 수 있었으며, 클래식 음악도 충분히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성공적인 공연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비부인(푸치니)의 ‘사랑의 이중창’을 시작으로 사랑의 묘약(도니제니)의 주혹같은 명곡 ‘남몰래 흘리는 눈물’로 이어졌고, 우리에게 익숙한 이탈리아 오페라 명곡 ‘오! 솔레미오’는 그야말로 1,000여개의 객석을 가득 매운 관객 모두를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갔다.

이번 아시아 오페라 갈라 콘서트 피날레 곡은 라트라비아타(베르디)의 ‘축배의 이중창’. 10여명의 대성악가들이 모두 피날레 무대를 함께 했다. 가히 천상의 목소리라고 부를 만큼 아름답고 환상적인 합창곡이 울려 퍼지자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랜드 볼룸을 가득 매운 관객들은 뜨거운 앙코르 함성속에 모두가 기립, 주옥같은 오페라 음악을 선사한 성악가들에게 뜨거운 박수로 환호하는 가운데 화려한 아리아의 밤은 그렇게 저물어 갔다.

금년으로 벌써 44회째를 맞는 아시아 오페라 갈라 콘서트는 한국을 비롯, 중국,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폴,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당대 최고의 성악가들이 이어온 무대이다. 그리고 반세기 가까이 기라성같은 성악가들을 모아 오페라단을 이끌어 온 장본인은 다름 아닌, 전 서울대 성악과 교수이자 아시아오페라단 이사장인 신인철 교수.

현재 프놈펜 여성 엔젤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오페라 음악에 대한 신 교수의 열정은 ‘노익장’이란 단어마져 무색케 한다. 공연이 끝난 지 불과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금년 하반기 중 한국 캄보디아 양국 재수교 15주년을 기념하는 오페라 공연 계획을 준비중이라고 밝힐 만큼 그의 음악적 열정은 고희를 훌쩍 넘긴 연세에도 식을 줄 모른다.

본 공연행사를 후원한 박광복 캄보디아 한인회장은 "그동안 한국전통음악 위주로 캄보디아에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주력했지만, 품격높은 클래식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소개를 통해 양국 국민들이 상호 공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가운데 이 땅에 ‘전세계인이 모두 하나’라는 인류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일도 당연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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