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재외도민회 매년 특별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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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재외도민회 매년 특별한 만남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05.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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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도민 초청행사 통해 우의 다져


5월 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의 한 횟집에서 다소 특별한 장학금이 강원도 내 불우청소년들에게 전달됐다. 지난 4년 동안 매년 도내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온 재독도민회원들의 정성이 올해도 전해진 것. 올해는 지난해보다 2명이 늘어난 4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제가 묵호중학교를 다녔습니다. 바다요? 날이 질 때까지 바다에서 놀다가 밤이 되면 방파제에 거적을 덮고 누워 잠이 들었는걸요. 하하.” 안은길 재독도민회 회장이 전하는 어린 시절의 추억 한 페이지다.

“여름 태양 열기로 따뜻해진 방파제에 누우면 잠이 솔솔 와요. 거기서 아침을 맞으면 바다 위로 해가 뜨는데, 그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재독도민회 안은길 회장
안은길 회장을 비롯해 20여명의 재독도민회 관계자들이 2일부터 6일까지 4일에 걸쳐 도정설명회 및 초청행사에 참석했다. 참석자 중 누구 하나 이렇듯 애틋한 추억 하나 지니지 않은 이가 없다.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장학사업에 대해 안은길 회장은 “몇몇 독지가가 기금을 쾌척하면서 시작됐고, 지금은 회원들이 각자 조금씩 마음을 보태 장학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재독도민회는 장학사업 외에도 도내 청소년 초청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에 소재한 강원도민은 그 숫자도 많지만 지역분포도 고루 퍼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려운 세월도 있었지만 이제 독일에 정착한 우리들이 고향을 돕는 것”이라고 안은길 회장은 강원도와 재독도민회의 관계를 설명한다. 재독도민회의 정성에 대한 강원도의 애정도 각별하다. 매년 11월 열리는 강원도민의 밤에는 강원도청 직원이 직접 방문해 이들의 타향살이를 위로한다.

“아이들에게도 강원도가 고향이 되길 바랍니다. 외국에서 태어났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고향이 없는 것이 아니지요.”  지난 3월 신임회장으로 추대된 안은길 회장은 재외도민회를 이끄는 포부에 대해 이와 같이 답한다.

“동포 자녀들과 독일 내 한인유학생회 혹은 국내 청년단체들이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요. 지금도 도내 청소년들을 초청하는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죠. 동포 자녀들이 강원도를 방문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구상 중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고향 있었으면”

“강원도에도 탄광 지역이 있지 않습니까. 파독광부 중에 강원도민들이 많죠. 당초 재외도민 도정설명회는 재독도민회원을 대상으로 했었어요. 지금은 해외 여러 지역에 도민회가 조직되고 있어 점차 그 대상을 늘려가려고 하죠.” 강원도청 국제협력실 강병직 씨의 설명이다.

재외도민들의 자발적인 고향 사랑이 도정과 연계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강원도. 최근 세계 각 지역에서 재외도민회원들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일었던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활동은 그 대표적인 예다.


아들과 함께 도정설명회에 참석한 시애틀도민회의 김영희 씨는 아직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기원 서명행사의 여운을 간직하고 있었다.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런 보람을 느낀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죠. 8월 북미주도민회(회장 이한범) 연합회의가 열릴 텐데, 또 다른 홍보활동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설레는 일이죠.”

매월 정기모임을 갖긴 했지만 친목모임의 성향이 강했던 중국 북경도민회 역시 올 도정설명회를 계기로 보다 적극적인 활동 각오를 밝혔다. 박동순 회장은 “재독도민회가 고향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전달하는 것을 보며 느낀 바가 많다. 북경에서도 매달 3째주마다 모임을 갖고 있는데, 좀 더 고향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논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의지를 밝혔다.

올 10월에는 재외도민회 대표자들과 재외명예협력관들이 강원도에서 모이는 초대행사도 마련된다. 해외에서 강원도를 위해 발 벗고 뛰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다보니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 강원도민연합회 결성을 의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은길 회장은 조심스럽게 세계 도민회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제시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재외도민 회원 여러분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발적으로 조직돼 도를 위해 활동하신다는 점이 특별하고 감사하다”는 강병직 씨의 설명. 그러나 2012년부터 실시되는 재외국민선거에 앞서 괜한 구설에 휘말리지 않을까 신중을 기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인다.

최근 해외 한인회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교류를 확장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서로를 위해 애정을 아끼지 않는 강원도와 재외도민회 간의 관계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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