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돌핀이 도는 공관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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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돌핀이 도는 공관을 만들겠습니다”
  • 오재범 기자
  • 승인 2010.03.3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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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국 심양 신형근 총영사
외교관 사이에 도는 농담이 있다. 목욕탕을 비유한 것으로 “온탕과 냉탕이 있다”라는 말이다. 이중 업무강도부터 일이 어렵고 힘든 곳이 있어, 외교관이 기피하는 곳을 ‘냉탕’이라 말한다.

중국 심양은 어느쪽 일까.

심양총영사관은 조선족 130만명이 거주하는 동북 3성을 관할지역으로 중국 내 조선족이 가장 많이 살기 때문에 공관 중 한국비자 발급량이 가장 많다.

때문에 중국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한국에서 건너온 한국기업인도 많으니 사건사고를 일으켜 현지에 수감된 한국인도 가장 많아, 언론에서 ‘사건사고와 업무량이 많은 어둠의 영사관’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냉탕 중에 극저온 냉탕에 속한 곳으로 업무가 쉽지 않은 곳이다.

이런 어려움이 보상을 받는 것인가. 본지가 주최하는 ‘발로 뛰는 영사상’ 수상자가 2006년 오갑렬 총영사에 이어 올해 다시 나왔다.

이번 영사상을 수상한 신형근 총영사(사진, 57)는 지난해 2월 이곳에 처음 부임했다. 중국대사관 총영사와 칭다오 총영사를 경험했던 정통 외교관에 중국통이었기에 1년여의 짧은 이곳생활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물결은 빨랐다.

“이곳은 비자발급량이 많아, 각종 문의전화가 많이 옵니다. 전화통화가 어렵다는 동포사회의 민원을 듣고 1회선이었던 회선을 증설과 교환원을 추가배치하고, 경제, 사건사고 등 직통전화도 5개 회선으로 과감히 늘렸습니다.”

현지에서는 신 총영사가 부임한 후 총영사관이 바꿨다는 칭송이 많다. 한인동포가 영사관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것부터 비자발급 대행사를 77개로 확대함과 동시에 개별신청을 가능케 하고, 현지 진출 한국기업의 기업활동 지원, 현지 동포사회 화합을 위한 노력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평이다.

또 올해 6월28일부터 7월 1일까지 심양에서 열리는 ‘중국글로벌한상대회’의 진행을 위해 중국정부와의 협상을 돕고, 진안군 등 한국 지자체를 방문해 프로그램 유치에 힘썼다고 한다.

게다가 지난해 심양시정부와 심양한국인회와 개최했던 KBS 전국노래자랑은 아직도 현지 조선족동포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의 수상을 알리는 전화를 할 당시에도 바쁜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박진 국회 외통위원장 일행과 함께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기념행사를 위해 하얼빈에 있었기 때문.

“친절하고 상냥한 공관, 엔돌핀이 돌 정도로 기분좋은 공관을 만들겠다는 것이 부임과 함께 다진 목표입니다. 공무원은 무한책임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과도한 요구라도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행정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그의 영사상 수상은 당연한 일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