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어서 우리차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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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어서 우리차를 샀다”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9.11.3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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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범 기자의 설문풀이 시리즈(4) - 차세대동포 자동차 브랜드 선호도


△동포사회에서 한국제품은


현지 동포언론은 지역 동포사회를 반영하는 동시에 그 지역사회의 경제상황도 함께 반영한다. 게재된 광고를 보면 특색은 더 두드러진다.

미주 중앙일보에는 KIA차 포르테의 배너가 먼저 눈에 띈다. 현대차의 베라크루즈 광고 역시 자주 등장한다. 반면 캐나다 밴조선에는 자동차정비소 광고가 눈에 띈다.

호주 한국신문은 항공권 할인과 어학연수광고가 보이고 유럽의 프랑스존닷컴은 현지를 여행하는 관광객을 위한 상품이 상단에 나온다. 중국의 조선족 언론인 흑룡강신문은 하단에 삼성전자 광고가 있다.

그리고 미주지역은 부동산, 변호사 광고가 많은 편이다. 또 한인여행사의 항공권 판매, 어학연수 관련 호텔, 어학원 등의 광고는 어느 지역이나 거의 나오는 편이다.

또 중고물품 거래를 알선하는 ‘벼룩시장’은 어느 지역이나 활발하다. 온·오프라인을 망라하고 빠지지 않는 동포언론사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해외로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마케팅도 동포사회에서 눈에 띄는 편이다. 휴대폰, TV로 대중들에게 친숙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어, 동포언론의 단골 광고주로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는 미주와 유럽지역 그리고 중국에서는 현대, 기아차의 광고가 빠지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회생의 기미가 보이고 있는 쌍용차는 필리핀에서 유명하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GM대우나 르노삼성은 더 이상 한국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 한 탓인지 동포언론에는 잘 보이지 않는 편이다.


△애국심만으로 차를 고르지 않는다

자동차를 놓고 현지사회에서 도는 흔한 말이 있다. 중고차 시세는 ‘일본차’가 가장 높다는 것이다.

실제 세계적인 인기모델인 도요타 ‘캠리’, 혼다 ‘시빅’ 등의 모델은 중고차 시장에게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편이다. 렉서스나 인피니티의 경우도 선호도가 높으며, 독일의 ‘벤츠’, ‘BMW’도 고급차종에 속해 인기가 높다.

아직까지 우리 차의 경우 동포사회에서 ‘애국심’이외에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상태다.

LA의 한 동포는 “현대의 포니가 처음 미국땅을 밟았을 때, 동포들이 앞다퉈 차를 구입했다. 그렇지만 성능과 서비스에 실망한 동포들이 많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후 동포들의 한국차 구입 의뢰가 크게 떨어졌다.

본지가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World-OKTA, 월드옥타)가 매년 개최하는 차세대무역스쿨에 참석한 젊은 무역인 108명에게 자동차 선호도를 설문조사한 결과도 이 상황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53명(49%)이 “일본차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2위를 차지한 한국차를 가진 사람은 22명(20%)에 불과했다. 성별로 놓고 봤을 때도 8대2로 남성이 단연 높았으며 이들 대부분은 중국, 미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일본차의 경우 남녀비율에 무관하게 선호도가 높았다.

또 독일차를 모는 사람도 14명(12%)이었고, 미국차도 8명(7%)이 구입했다.

특이한 사항은 일본차를 모는 상당수가 ‘중고’를 구입했다고 한다. “중고가격이 높지만, 내구성과 추후 재판매가 용이해 경제적으로 저렴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한국차를 몰고 있다고 답한 22명중 7명(31%)은 다른나라의 차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주로 일본차나 독일차를 몰고 있지만 만약을 대비해 한국차를 한 대 더 가지고 있는 셈이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이들이 한국차를 선택한 배경은 “내가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샀다”는 말이 먼저였다.

미국에서 20여년 동안 사업한 동포기업인 이씨는 “차세대무역인 역시 과거보다 무조건적인 애국심을 가진 사람이 줄어든 편이지만, 그들도 한국인임을 잊지 않고 있다”며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한국인이기 때문에 국산차를 애용한다는 분위기는 점차 주변에서 사라져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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