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잇는 동포 언론사를 만들고 싶다”
상태바
“한-미 잇는 동포 언론사를 만들고 싶다”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9.06.22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수연 보스턴 캡 편집장

▲ 양수연 보스턴 캡 편집장.
미국 보스턴에는 한글과 영문이 혼합된 동포주간지가 있다. 앞면부터는 한글, 또다른 앞면에는 영어로 기사가 쓰여져 있다.

뒷면이 없는 신문이다. 기사내용도 영문, 한글이 같은 내용이다. 다만 영문판은 한글판보다 설명이 좀더 길게 담겨있다. 이것이 보스턴의 동포신문인 보스턴캡(영문명: The Korean American Press)의 컨셉이다.

양수연 편집장(사진)은 “한민족의 소식을 미 현지인들에게 알려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며 “덕분에 뒷면 광고를 못받아 광고수입이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보스턴캡은 현지에서 동포사회와 주류사회 두 곳을 모두 독자로 삼는 유일한 매체다. 일종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양 편집장의 이같은 노력이 얼마전 작은 결실을 맺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미국에서 매년 각 분야 미디어 매체를 대상으로 뉴 아메리카 미디어(New America Media)가 주관하는 ‘2009 전미 에스닉 어워드(2009 National Ethnic Media Award)’에 양 편집장이 쓴 ‘The Future That Maia Henderson Left Behind(마이아 헨더슨이 남기고 간 것)’이라는 기사가 3천여 이민자 매체가 쓴 기사 중 당당히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 기사는 당시 양씨가 마이아 헨더슨씨 사망직전 찾아가 취재했고, 보도 후에는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마이아 헨더슨씨는 1950년대 주한 미 대사관 문정관으로 근무했던 고 그레고리 헨더슨의 미망인으로 남편이 한국 근무당시 수집한 국보급 한국유물을 미국으로 가져가 자택에 보유했다.

그는 남편이 사망하자 유물 상당수를 하버드 대학에 기증했고, 그 또한 사망하자 나머지 유물들이 경매에 붙여져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가 보유했던 유물로는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안평대군의 글, 조선 중기 문인 오산 차천로(五山 車天輅, 1556∼1615)의 작품 등 무려 150여점에 달한다.

이 사건은 당시 우리정부의 미흡한 대응으로 인해 고인들의 마음을 열지 못해 반환받지 못했고, 우리 언론에서도 이들에게 습득과정에서 의혹이 있다는 비난의 화살을 퍼부어 고인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다.

양 편집장은 “마이아 헨더슨씨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마음이 많이 누그러져, 유산들의 국내 전시회나 반환까지도 생각했던 것 같다”며 “우리정부에서 조금만 더 노력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동포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 김구 클럽’을 운영 중이다. 동포청소년들에게 ‘백범일지’를 영문판으로 작성하는 일을 가르치고 있는 것. 이를 발전시켜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독후감 대회 개최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미국경제 침체로 인해 신문사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한다. 이에 마케팅 대상을 한정된 동포사회에서 주류사회로 확대시키기 위한 세부방안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에 잠깐 귀국해 궁중요리학원을 다니고 있다. 동시에 미국 현지 매체에 음식을 주제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한식요리사의 생활을 담은 영문소설도 준비하고 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