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몸짓이 동포와의 끈을 유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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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몸짓이 동포와의 끈을 유지시킨다”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9.03.0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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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황의중 지구촌동포연대(KIN) 운영위원장

▲ 황의중 KIN 운영위원장.
“지구촌동포연대는 배고픔에 이골이 난 작은 단체에요. 그럼에도 지난 10년간 에다가와부터 사할린까지 역사적으로 소외된 동포들에게 신뢰를 쌓아올 수 있었던 것은 순수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몸짓 하나가 우리 동포들과의 끈을 유지시키는 고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의중(사진·55) 지구촌동포연대(KIN) 운영위원장은 재외동포들이 우리 역사 속에서 사라지지 않으려면, 작은 ‘불씨’라도 살려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황 위원장은 오카야마 한국교육원장으로 파견돼 지난 1999년부터 5년간 일본에서 한국어와 한글을 가르쳤다.

“동포 교육을 위해 파견된 것인데 정작 교실에는 일본인이 더 많더군요. 재일동포들이 정체성 문제로 괴로워하는 동안, 정치적 이유로 외면해온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끄럽게도 우리가 지난 역사 속에서 동포들에게 해 준 것이 정말 없습니다.”

이런 경험을 담아 그는 최근 <조선학교 우리학교>라는 소책자를 펴냈다.

에다가와조선학교지원모금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한 황 위원장이 조선학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2005년. KIN이 주최한 ‘재외동포 NGO대회’를 통해서다.

“당시 한 활동가가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를 이야기했어요.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가 지난 2003년 학교 측에 운동장과 건물을 내놓으라고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습니다.”

KIN을 비롯해 소식을 접한 한일 양국 시민단체들은 힘을 모아 대응했고 2007년 실질적인 승소를 이끌어낸다. 조선학교가 시가의 10분의 1 수준인 1억7천만엔으로 땅을 매입할 수 있게된 것.

“일본 지식인 사회에서 조선학교 관련 발언은 금기시되는 분위기입니다.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기록을 모으고 지원해준 일본인 양심 세력이 있었기에 이겼지요.” 

황 위원장은 남북이 분단된 상황이라 일본시민단체의 도움이 더 컸다고 지적하면서, 이념을 벗어나 재일동포 교육에 대한 남북한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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