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고비아의 ‘애저 바베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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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고비아의 ‘애저 바베큐’
  • 국회의원 김충환
  • 승인 2009.02.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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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집, 그 맛! - 김충환 국회의원편
꼬치니요 아사도 : Cochinillo Asado
1개월 안된 새끼 돼지에 만떼끼야를 발라 바삭 구워

▲ 국회의원 김충환.

스페인의 마드리드 북서쪽에 있는 세고비아시는 2천년 전 로마시대에 형성된 아름다운 중세형 도시다. 그곳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로마시대의 수도교와 대성당 그리고 디즈니의 만화영화 백설공주의 성으로 널리 알려진 카스티야 왕국의 알카사 궁전이 있다.

서울의 강동구와 세고비아시는 1998년 자매결연을 맺었다. 세고비아는 긴 역사만큼 수도교, 알카사 성, 왕궁, 세고비아 대성당, 대학, 시장, 광장 등 볼거리가 많지만 특색있는 요리로서 애저 통구이(Cochinillo Asado Alestilo de Segoviano)가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북도 진안에서 태아 상태의 돼지를 삶아서 탕을 만들어 파는데 세고비아에서는 젖만 먹고 자란 1개월 미만의 돼지새끼를 통째로 구워서 요리를 한다.

요리 방법은 태어난지 1개월 미만으로 어미의 젖만 먹고 자란 어린 돼지 새끼를 잡아서 내장을 제거한 후 만떼끼야를 발라 뜨거운 불가마 속에서 구워내는데 겉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속살이 잘 익으면 꺼내서 먹는다. 모양은 치킨구이와 비슷한데 껍질은 노랗고 바삭바삭하게 구워져서 과자같이 고소하고 속살은 부드럽고 신선하다.

▲ 애저 바베큐.
돼지 한 마리가 4~6인 분인데 보통의 한국인에게는 양이 많은 편이다. 애저구이를 먹을 때는 마른 스페인 빵과 짭짤한 멸치 젓갈 요리와 함께 먹는다. 멸치 젓갈 요리는 굵은 멸치로 젓을 담아서 살만 따로 분리한 것인데 짭짤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바다 가재 요리가 곁들여져 나온다. 하몽, 샐러드, 야채 등도 나온다.

음료는 포도주를 곁들이고 애저구이를 다 먹은 후 뒷맛을 깔끔하게 하기 위해 독특한 향이 있는 샹그리아 술을 한두 잔 마신다. 알코올 도수가 상당히 높은데 약초향이 있어서 돼지고기의 느끼한 기분을 제거해 주고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세고비아에는 애저를 파는 식당이 여러 개가 있다. 각각의 식당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수도교 바로 밑에 있는 메종 드 칸디도 같은 작은 규모의 전통있는 식당도 있고 현대식 큰 식당도 있다. 내가 자주 가는 식당은 세고비아 입구 도로변에 있는 큰 식당인데 노부부인 룻데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이 식당은 애저요리 식당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식당인데 한꺼번에 1천500명이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 룻데씨는 세고비아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큰 지역유지로서 개인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규모 고급 호텔을 2개나 운영하고 있다.

룻데씨는 손님이 오면 직접 영접을 하고 식탁에 와서 주문을 받고 식사중에는 식사가 맛이 있는지 필요한 것이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또 식사가 끝나면 만족했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일일이 확인한다.

그리고 나갈 때는 환송인사를 한다. 맛있는 애저요리와 룻데씨의 친절한 영접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세고비아는 마드리드에서 북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데 고속도로가 잘 연결되어 있고 문화재와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하다.

헤밍웨이의 소설에도 등장하는 세고비아의 애저요리와 관광은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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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국회의원 김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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