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제품은 우리에게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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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인식제품은 우리에게 맡겨라”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9.02.2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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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인식전문기업 ‘슈프리마’

본지·한국무역협회 공동기획  “유망 중소기업, 동포 네트워크로 키우자”   ①

일본과 브라질 정부도 기술력 인정

▲ '슈프리마' 임직원들.

필리핀에서 어학원을 경영하는 정씨는 학생들이 학원에서 있는 시간을 모두 기록해 한국에 있는 부모님에게 이메일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학원 출입문의 개폐장치에 지문인식시스템을 설치해 원생들의 움직임을 모두 기록한 것이다. 서비스실시 이후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아 유학생이 쇄도하는 바람에 요새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TV 드라마나 첩보영화에서 보완이 엄격한 사무실에 출입할 때 문 옆 장치에 지문을 찍고 비밀번호를 입력해 통과하는 모습이 나온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같은 제품은 최근 국내외 기업에서도 보편화되고 있다. 지문은 모든 사람이 달라 정확한 보안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 기술을 창업 8년밖에 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한 중소기업이 세계최고의 명품기술로 만들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분당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지문인식 전문기업인 ‘슈프리마(Suprema)’다.

이런 슈프리마도 고민이 있다. 금융결제나 정보보호, 출입보안과 근무관리 등에 활용되는 지문인식 핵심 솔루션과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응용한 완제품을 생산해 연매출이 300억원에 달하지만 아직도 해외시장 진출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슈프리마는 현재 멕시코, 브라질, 두바이, 싱가포르, 일본 시장 등에서 경쟁사 제품에 비해 높은 기술력과 신뢰를 받아 시장을 넓히고 있지만 미국, 중국 지역 등 새롭게 시장이 형성되는 국가에서는 지배력이 약하다.

이재원 슈프리마 대표이사는 “미국시장에서는 시스템과 사후관리를 위해서 현지에서 자리잡은 재미동포 사업가가 나선다면 좋은 결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몇몇 바이어가 사업제안을 해온 적도 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는 것.

스페인은 동포사업가인 이진우씨가 2004년 거래를 처음으로 시작해, 2년전에는 독점 에이전트 계약을 맺을 정도로 현지시장에 발판을 닦아 근태관리단말기와 지문인식 모듈 제품으로 매년 7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호주, 인도네시아 시장은 현지동포들이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포사업가가 정부를 상대로 선거에 사용하는 지문인식 시스템 판매를 위해 뛰고 있다. 호주에서는 근태 단말기 제품의 마케팅을 시작한 상태다.

슈프리마가 최근 국내외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지난 2006년 산업자원부는 ‘세계일류상품’으로 지문인식모듈을 선정했다. 여권판독기는 세계표준 국제인증인 ARINC 인증을 받아내 지난해 전자여권도입과 함께 외교통상부에 전자여권 판독기를 단독으로 공급했다.

최근 미국 드라마인 ‘CSI’에서 자주 나오는 지문분석용 제품인 ‘라이브스캐너’는 일본 경찰청의 입찰에 뛰어들어 세계적인 메이저업체인 크로스매치를 누르고 계약을 따내는 저력을 보였다.

브라질 정부도 슈프리마의 기술력을 인정한다. 브라질교육청이 학생들의 출석률을 바탕으로 학교지원금을 책정하기 위해 162개 학교에 지문인식 단말기를 시범 설치해 학생들의 등교여부를 확인한데 힘입어 이를 전국학교에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재원 대표는 “동포들이 많은 지역이거나 수요가 생성되는 지역의 경우 현지 동포들이 나서 우리제품의 판매에 나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제품에 대한 문의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달라”고 말했다. 회사 홈페이지(http://www.supremainc.com).                


■ 슈프리마(suprema)는? ----------------------------------------------------------- 
                                                                                                               
2000년 만들어진 지문인식제품 전문기업. 회사대표인 이재원씨가 삼성연구소를 박차고 나와 단돈 2천만원을 들고 선후배 6명과 함께 서울대 입구에 있는 10평 남짓한 사무실을 얻어서 만든 회사다.

이 대표는 3년간 신기술개발에 매달린 후 인지도가 높은 구글에 키워드 광고를 시작했다. 당시 유일한 키워드 광고업체이기에 1년이 지나지 않아 해외에서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해외박람회에도 나갔다. 2004년 핵심 알고리즘을 들고 세계지문인식경진대회에 나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유수의 업체들을 제치고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셈이다. 2년 뒤에 열린 대회에서도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슈프리마가 보유한 지문인식 기술은 1초 이내에 3천개의 지문인식정보와 매칭을 하고 5만개의 지문정보와 50만개의 로그저장이 가능한 최고 기술이다.

특히 디지털 도어락, 금고 등에 쓰이는 지문인식모듈 ‘SFM시리즈’는 연간 10만대가 팔려 판매량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