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을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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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을 생각할 때
  • 신상록
  • 승인 2008.12.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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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상록(다문화가정지원센터 소장, 본지 편집위원)
2008년 가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이 행안부와 교육부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다문화가정자녀의 취학현황을 발표했다.

2만 4천867명 중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만 7~12세 아동은 1만 8천691명으로, 이 중 2천887명(15.4%)이 학교에 다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학생은 3천672명 중 1천459명(39.7%), 고등학생은 2천505명 중 1천743명(69.6%)이 각각 학교에 다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급학교로 가면서 미 진학 또는 중도 탈락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가정 자녀의 초등학교 미 취학률은 0.4%, 중학교는 4%, 고등학교는 8.7%로 나타나, 다문화가정 자녀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최근 경기도가족연구원이 초·중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가정 자녀 7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3%가 “학교생활 적응이 어렵다”고 답했고, 가장 큰 이유는 “학교공부를 따라가기 어렵다”(38.5%)로 꼽았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업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은 데는 공부가 어려워지고, 따돌림이 심해져서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면서 자신이 어느 나라에 속해야 하는지 정체성 혼란을 겪는데도 이유가 있다.

이뿐 아니라 이들이 겪는 학대도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복지부가 원희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일반가정에 비해 그 비율이 2배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2007년 기준으로 다문화가정자녀 5만 8천7명 중 0.1%(68명)가 학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아동의 1천208만 8천885명 가운데 학대받는 아동비율 0.05%(5천581명)보다 2배 높은 수치이다. 다문화가정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를 연도별로 보면 2006년 29건에서 2007년 68건, 2008년 10월 말 현재 87건으로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문제는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한일장신대 김인 교수는 “ 다문화가족은 1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자녀세대로 연속되므로 교육받지 않은 이들 자녀들의 부적응, 비행, 범죄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는 이들 자녀들이 대부분 초등학생이라 물리적인 통제가 가능한 수준에 있다지만 10년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들이 우리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자리가 없다면 이들이 취할 행동은 무엇이겠는가? 이들은 사회적 재앙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필자는 김인 교수의 지적에 일부 공감하면서 국가 사회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우려되는 몇 가지 문제점과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사회가 다문화사회를 준비하면서 실제로는 다문화주의와는 거리가 먼 일방적이고 주입식 동화정책을 추진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일선학교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모아놓고 한국 전통 문화교육에 몰두하고 있고, 자신감극복 훈련을 하고 있는 경우이다. 우리 국민 자녀들과 함께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겠으나 그들만을 교육 대상으로 하는 것은 역차별이요, 그들이 문제아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본다.

일반국민들과 자녀들의 차별과 시선이 바뀌지 않았는데 다문화가정 자녀들만 문제인 것처럼 대해서는 결코 사회통합이 어렵다고 본다. 그들이 한국 전통문화를 몰라서 학교를 이탈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둘째, 한국의 교육은 지나치게 빠르고 우등생 중심이다. 우리 자녀들도 따라가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상위 10%만이 인정받는 게 현실이고, 선행학습에 더욱 매달리는것이 한국교육의 현 주소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이런 점 때문에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간의 학습능력에는 속도의 차이는 있으나 과정의 차이는 없다고 본다. 이에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다문화가정자녀와 우리국민자녀들을 통합적 차원에서 교육했으면 한다. 예를 들면 어느 대상만을 일방적으로 교육하지 말고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다.

전통문화나 자신감 극복 교육을 함께하고, 엄마에게 듣고 배운 문화이야기 시간을 함께 갖는다든지, 가족사진을 준비해 가족을 소개하는 시간을 함께 가져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밖에 함께 어울려 사는 공동체 훈련, 평화교육, 창의성교육훈련, 세계화 시민교육 등도 가능하다고 본다.

둘째,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은 우리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풀어 갈 문제이지 일선 교육현장 교사만의 책임이 아니라고 본다. 필자가 관여하고 있는 다문화국제학교는 현재는 방과 후 학교로 운영되고 있지만, 지역 초등학교와 함께 공동으로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을 하고 있다.

일선학교에서는 우수한 교사와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고 우리는 센터사역을 통해 얻은 각국나라의 언어와 문화자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서로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아름다운 동역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다문화가정 자녀교육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 통합적 차원에서의 다문화교육과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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