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취업제 취업신고, 국내 조선족동포 ‘스트레스’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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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취업제 취업신고, 국내 조선족동포 ‘스트레스’ 가중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8.12.0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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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유학생네트워크 심포지엄, “법무부 개선안은 후퇴한 동포정책” 날선 비판 ‘봇물’
“미국발 금융위기로 달러가치 상승, 중국동포들 송금 포기” 조선족동포 변화상 논의도

▲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는 ‘창립 5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지난달 30일 조선족 유학생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한국정부가 방문취업 동포들에게 비현실적인 취업신고를 강행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용필 중국동포타운센터 소장은 지난달 30일 신촌 토즈 비즈니스센터에서 개최된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KCN) 창립 5주년 기념 심포지엄’ 발제자로 나서, 최근 법무부가 지난 10월 15일 발표한 방문취업제에 대한 개선 시행안을 “후퇴한 동포정책이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소장은 “중국동포들은 대부분은 4대 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영세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정부는 취업신고자가 0.5% 수준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취업 미신고자에 대해서 체류기간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방문취업제 실태조사 연구보고대회 자료’를 근거로 “중국동포 남성들의 경우 제조업체와 건설업체에서 일을 많이 하고 있으며, 제조업체의 규모는 종업원 수가 5명~29명 사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건설업체에서는 소규모 업체가 54%, 4명 이하인 영세업체가 18%를 차지하고 있었고 30명 이상인 업체가 28%뿐이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김 소장은 중국동포 여성들의 경우 “음식업과 숙박업, 가사·간병인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음식업과 숙박업에서 일하는 중국동포 여성의 90%가 10명 미만 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가사·간병인의 경우 92%가 4명 이하의 영세업종에서 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친척 초청 등에 있어서는 방문취업제 개선 시행 이후, 초청인원이 3명 이내로 줄어들어 초청권이 2/3 이상 줄어들고, 단기비자 초청도 거의 안 되기 때문에 초청자의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덧붙여 “중국동포타운센터에 상담되는 건수를 분석했을 때, 10월 15일 이전에는 결혼이민자에 의한 4촌 이내 가족 초청(단기비자 C-3)이 전 초청건의 2/3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단기비자 허가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방문취업제 시행 개선안 발표 이후 국내 조선족 동포사회의 변화에 대해, “최근 올해 내로 출국하지 않으면 재입국이 안된다는 소문 때문에 11월 들어 중국행 항공권 예매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김 소장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상당한 위기감을 겪고 있는 중국타운 조선족사회의 기현상을 설명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제적인 경제위기를 불러오고 더불어 국제 화폐인 달러가치가 상승하면서, 국내에 체류하는 중국동포들이 중국으로의 송금을 포기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위안화 상승을 슬기롭게 이용해 환차익을 보고 있는 중국동포의 사례를 설명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발제를 마무리하며, “방문취업제란 용어는 중국동포를 노무자로 보는 기본적 인식이 깔린 말이라면서, 중국동포를 내국인과 하나로 인식시키는 데 적절치 않다”고 해석하고 시민들의 조선족동포에 대한 인식전환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국내 유학중인 조선족 학생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으며, ‘중한관계의 중요성과 중국유학생의 역할’, ‘개혁개방이래 중국유학생군체의 변화’, ‘재한중국유학생의 유학지로 한국에 대한 인식’ 등 다양한 주제의 발제가 진행됐다.

예동근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초대 회장은 “조선족은 새로운 지식과 문화를 접수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력이 강한 특징이 있다”면서 “조선족은 중국과 한국의 샌드위치가 아니라, 교량으로 해석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우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부회장은 재한 중국유학생 연도별 분포를 분석하면서 “조선족 유학생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283명, 3천293명, 3천391명, 3천472명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유학지는 비단 공부하는 나라만이 아닌, 유학생의 제일 기본적인 의식주문제와 문화적 동질성, 그리고 그 문화의 포용력에 좌우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