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출신 외교관 발탁, 동포사회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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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출신 외교관 발탁, 동포사회 반응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8.04.2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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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지역 한인단체장 환영의 뜻 나타내

LA 총영사에 내정된 김재수 변호사 등 동포 출신 외교관의 자격요건을 놓고, 국내외 언론의 찬반 공방이 뜨겁다.

국내 전직 외교관들은 김 씨의 내정이 외교관 취임 규정에 맞지 않는다면서‘코드 인사’, ‘편법 줄대기’라고 비난을 퍼붓는 반면, LA를 비롯한 재외동포사회는 대체로 김 변호사가 동포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동포출신’이라는 점에서 적극 환영하고 있다.

LA 한인사회 단체장들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지 한인이 공관장이 되는 것은 한국정부와 해외 한인사회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다”며 김 변호사의 취임을 환영했다. 김 변호사가 20년 이상 한인사회에 활동하면서 동포사회의 힘든 점을 가장 잘 알고,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는 것.

이들은 “김 내정자가 ‘보은’ 차원에서 총영사에 낙점됐다”는 비난에 대해 “동서고금을 통틀어 ‘보은’이 없는 조직과 사회가 어디 있느냐”며 “낙점 과정보다 인물이 적합한가, 능력이 충분한가로 사람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남문기 LA한인회장은 “이번 인사는 김 내정자 개인의 몫이 아니라 동포사회의 몫”이라면서 “따라서 김 내정자는 혹시라도 사퇴할 생각을 말아야 하며, 그에게는‘사퇴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주 동포사회는 김 변호사의 이번 총영사 임명이 '최초의 현지 한인동포 발탁'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이번 인사가 향후 해외동포 공관장 발탁 관례화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반면 국내 언론은 “영주권자의 김 씨의 부임은 법의 원칙과 규정을 짓밟아도 된다는 해석이다”고 반발하고 있다. 외무고시에 합격한 한 전문 외교관은 “김 씨가 변호사직을 포기하고 한국 정치판에 줄을 대어 법을 어기면서 외교관으로 앉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국내의 여론에 대해 세계한인유권자총연합회 배희철 회장은 "일본이나 이스라엘의 경우에도 현지 주류사회와 자국 동포사회를 연결할 수 있는 재외동포 출신 인사를 현지 외교관에 위촉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현지 주류사회의 정서를 깊이 이해하는 동포 출신 인사의 외교관 발탁은 시대적 추세"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상반된 여론 속에서도 외교통상부는 “김 씨가 현재 영주권 포기 신청을 해 놓았기 때문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임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 김 변호사도 이에 대한 일체의 발언을 삼가하며 자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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