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를 맞아 은퇴자들을 위한 KOICA 해외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KOICA가 설립된 지난 1991년부터 파견단 인원의 증감을 분석했을 때, 60대 단원들은 2002년 첫 60대 단원 탄생 이래 5년 만에 14명으로 증가했고, 1995년 2명 뿐이었던 50대 단원도 2004년 28명, 2005년 26명, 2006년 40명, 2007년 33명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등 고령자들의 지원이 급증세를 타고 있다. 때문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창립된 1991년부터 2000년까지만 해도 단원의 100%를 차지했던 20·30대 비중은 점차 줄어 2007년 87% 정도까지 감소했다.
이렇게 고령의 봉사단원이 급증하게 된 이유는, KOICA가 2004년부터 도입한 시니어 프로그램이 정착하고 있는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니어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각지에 파견된 은퇴자들도, 전체 해외봉사단 중 3.8%만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년 꾸준한 증가세(2004년 26명→11명→77명→57명)가 고령층의 지원 증가와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OICA 시니어 프로그램은 5년 이상의 전문직 기술을 가진 만 45세 이상 한국인을 대상으로 해외에 봉사 프로그램을 보내는 제도. 은퇴자들은 일반 봉사단원보다 파견국에서 1.5배 주거비와 2배의 현지생활비를 제공받고, 2년간의 봉사프로램을 마친 시니어들에게는 약 900만원의 비용을 지원받게 된다. 이 같은 시니어 프로그램은 은퇴자들의 해외봉사에 대한 지원을 증가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개발도상국에서도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패기만 가진 젊은이들보다, 사회적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자국에 더 많은 실질적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정규환 KOICA 홍보팀 차장은 현지에서 “젊은 사람들은 지식 그대로를 전수해 주는데, 경험 많은 은퇴자들은 지식을 경험으로 소화한 것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이 일고 있음을 설명했다.
또한 전경식 봉사사업부 대리는 “현지에서도 일반적인 학과 졸업자보다 현장 경험이 있는 사람을 더욱 우대하고 있고, 시니어들도 본인이 해오던 일을 봉사하게 돼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일반인보다 더 모범적인 파견봉사 사례들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정 부분의 봉사시간을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그 나라와 인접 국가들을 여행할 수 있어 다양한 세계여행을 추구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며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된 원인을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사례들과 함께, 시니어 단원들이 지원하는 분야와 국가도 매년 다양해지고 있어(2004년 15분야→7→31→28), 현재 총 100여개의 직종 중 41개 분야에서 시니어단원들이 파견되고 있다. 이중 컴퓨터 분야(25명)에 가장 많이 파견을 보내고 있고, 다음으로 한국어교육(16명), 간호(9명), 자동차(8명), 원예(7명), 과학교육(7명), 의류직물(6명), 기계(6명), 토목(5명), 지역사회개발(5명), 임상병리(5명), 미술(5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시니어파견단의 경우 원예, 축산, 잠업 등 농업분야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또한 아시아권에 머물던 체류 국가 비중도 페루 12명, 이집트 9명, 탄자니아 5명, 에콰도르 4명 등 중남미, 아프리카 오지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은퇴자들의 해외봉사활동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의 끈끈한 가족 간 관계로 서류지원 합격자가 파견을 포기하는 비율이 50%를 넘는 등 여전히 그 벽이 높은 편이다.
한편 외교통상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 파견사업은 1990년 네팔,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4개국에 44명의 해외봉사단원이 최초로 파견된 이래 파견 규모가 계속 확대돼 2007년 말까지 총 4천818명이 파견되었으며, 현재 약 1천500여명의 해외봉사단원이 45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개발도상국도 경험많은 시니어그룹에 긍정적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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