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상대회, 변화의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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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상대회, 변화의 격랑 속으로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8.01.10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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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경제단체와 전문가그룹, 대회 운영 개선 지적 잇따라
▲ 지난해 제6회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해 건배를 제의한 이명박 당선인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세계한상대회 운영 방식의 골격을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재외동포 경제단체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중심으로 재외동포재단을 대통령 직속 혹은 총리 직속 기구로 재편해야 한다는 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동포경제인 사이에서는 현재 재외동포재단이 맡아 개최하고 있는 세계한상대회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양창영 사무총장은 지난 7일 “1993년부터 우리가 진행하던 세계한상총연대회를 놓고 화상대회를 벤치마킹 한다는 구실로 이것을 재외동포재단 한상대회라 칭하고 빼앗아 갔다”고 주장하면서“최근 몇 년새 한상대회는 참석한 동포들이 사업 보다는 인근 유명 관광지만 구경하러 다니는 관광대회로 전락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는 매년 열리는 한상대회에 참가한 동포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3~4일간 호텔에서 숙박하게 함으로서 한강대회의 본래 취지는 뒷전이고 관광만 하러 다니거나 개인적 용무를 보는 기간으로만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 총장은 이같은 폐해의 해결 방안으로 “대회에 자발적 참가 동포들의 자기부담 비용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동포경제단체의 임원은 “재외동포재단이 한상대회를 진행한 이래 한상대회 참가자 선별과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운영에 큰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포 참가자는 특별한 기준 없이 신청자를 무조건 수용하고 있다"며 "그나마 지난해부터 무역협회가 일대일비즈니스 운영을 맡아 조금 나아진 정도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한상운영위원회는 개최지 결정이나 행사 진행 등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데 있어 행정편의 위주로 계획된 재단의 세부안에 박수만 치고 있는 형편이다"며 "한상대회가 제대로 치러지기 위해서는 운영위원회가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받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동포전문가는 “한상대회 운영사무국에서 조차 한상대회 운영을 재외동포재단이 아닌 독립된 사무국에서 진행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결국은 변화의 요구를 거스르지 못하고 그리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는 세계한상대회를 놓고 운영주체인 주체인 재외동포재단과 재단내 부서에서 조차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견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다.

한국외국어대 경영대학원 최승현 교수는 “세계한상대회가 6회까지 진행되면서 다른 행사와 달리 외형적 성장을 거듭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 부분은 재외동포재단이 잘해 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특정언론사가 지금까지 개최된 모든 한상대회에 후원자로 나선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한상대회 발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한상대회 개최 일지


제 1회 세계한상대회
일시: 2002년 10월 8~10일
장소: 롯데호텔 서울
참가: 총 28개국 968명
주관: 재외동포재단, 매일경제

제 2회 세계한상대회
일시: 2003년 10월 6~8일
장소: 서울 COEX Convention center
참가: 총 40개국 1천263명(국외 937명, 국내 326명)
주관: 재외동포재단, 매일경제

제 3회 세계한상대회
일시: 2004년 10월 26~28일
장소: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참가: 총 37개국 1천606명(국외 937명, 국내 669명)
주관: 재외동포재단, 제주도, 매일경제

제 4회 세계한상대회
일시: 2005년 9월 13~15일
장소: 일산 KINTEX
참가: 총 36개국 1천517명(국외 697명, 국내 820명)
주관: 재외동포재단, 경기도, 매일경제

제 5회 세계한상대회
일시: 2006년 10월 31~11월 2일
장소: 부산 BEXCO
참가: 총 39개국 2천285명(국외 1천214명, 국내 1천71명)
주관: 재외동포재단, 부산시, 매일경제


제 6차 세계한상대회
일시: 2007년 10월 31~ 11월 2일
장소: 부산 BEXCO
참가: 약 2천500명 (재외동포 1천500명 / 국내 1천명)
주관: 재외동포재단, 부산시, 매일경제


국제통상전략연구원 조셉윤 원장은“한상대회를 놓고 재단에서는 현장에서 참가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통한 현장조사만 했을 뿐 대회 이후 그 실적의 진행 여부 결과에 대해서는 한번도 조사한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부산시의 용역을 받은 부산발전연구원에서 분석한바 있었을 뿐이나, 앞으로 한상대회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상대회에 대한 조사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중장기적 차원에서 한상대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한상대회에 참가한 재외동포경제인들 역시 한상대회의 개선 필요성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초 동남아에서 무역을 시작한 한 동포무역인은 "지난 부산 한상대회에 참석해 보니 대회규모는 놀랄만큼 큰데 비해 내용이 부족한 감이 있었다"고 실질적 프로그램의 위주로 대회를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표했다. 그는 "한상대회가 친목과 우의를 다지고, 특별강연을 듣는 자리이기 보다는 거래 및 투자 상담을 하는 그런 자리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재외동포재단은 지난 4일 실시된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약 50페이지 분량의 업무보고서 상당 분량을 재단사업을 일방적으로 홍보한 기사와 이구홍 이사장의 인터뷰 기사 등으로 엮어 배포하는 등 안일한 자세로 나섰다가 인수위원들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이 때문에 일부 재외동포경제단체와 동포기업인 사이에서는 이명박 당선인이 서울시장시절부터 여러 동포경제인들과 교류를 가져 오고, 이 당선인이 동포경제 네트워크를 확대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한상대회' 등 재외동포 경제사업부터 대대적인 혁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어서 이 당선인과 새 정부 관련 부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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