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성금 기탁 방식 '단체'→ '개인'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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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성금 기탁 방식 '단체'→ '개인' 변화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7.12.19 16: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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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기탁자 절대다수 이민1세대 차지 여전

재외동포들의 성금 기탁 방식이 단체를 통한 모국 기부 대신 개인별 기탁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일민단 중앙본부는 이달초 “민단 중앙본부는 지난 10월 북한 수해의연금 3천만원과 태풍 피해 의연금 3천만원을 해당기관에 각각 기부한 바 있으며, 2006년에는 홍수피해가 나자 1천만엔 가량을 재일동포사회에 모금해 국내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내 100만 한인이 거주하는 LA지역 한인회 역시 지난 2006년 여름 수해 피해가 나자 수해민 돕기 운동을 펼쳤지만 동포들의 참여가 저조한 가운데, 결국 5만 3천 달러만을 모아 LA총영사관에 전달 했을뿐 올해에는 모국을 위한 모금활동 자체를 진행한 적이 없다.

이처럼 재외동포단체가 주도하는 집단 모금 행사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재외동포들이 개인적으로 국내 모교나 불우이웃을 찾아 돕는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동포 개인 기부자중 확인된 올해 국내 기부 액수를 집계한 결과, 적어도 2천만 달러를 상회하는 금액이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가장 많은 액수를 기부한 동포는 재미동포 재미사업가 박병준씨(73)로 지난 9월 1천만 달러를 KAIST에 기부했다. 또 시가로 200만 달러가 넘는 땅을 고향 거제시에 기부한 재일동포 윤병도(77)씨 등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동포만 해도 5명이나 확인됐다.

거액을 개별 기탁한 재외동포들을 거주국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이 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이어 미국이 3명, 캐나다가 1명으로 모든 기탁자가 일본과 북미지역의 70세 이상 고령인 1세대 동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들 성금 기탁 재외동포들은 모국에 대한 거액의 기탁 사유로 '고국에 대한 애국심과 애향심'을 꼽고 있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동포 최고액 기부자인 박병준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부문화가 활성화돼야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세계적인 인물이 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앞으로도 기부를 계속할 생각이다”고 말해 기탁의 동기가 모국 발전을 위해서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개인별 기탁 형태가 늘고 있는 점에 대해 민단 중앙본부의 한 관계자는 "민단본부나 지방민단에서도 이제 과거처럼 대규모 모금활동은 하지 않는다"며 "다만 필요시 해당지역 차원에서 모금활동을 펼쳐 관련 단체에 지원하고 있는 게 현 실정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재외동포단체 관계자는 "각국 한인단체들의 모국 기부가 줄어든 데는 우리나라 경제력이 커져 내부에서 일어난 어려운 일들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동포들의 인식 변화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개인 기탁 방식도 재일동포 사회가 3~4세대로 넘어감에 따라 한국과의 인연이 적어지고, 반면에 캐나다, 미국 등 북미지역의 동포 1~1.5세가 사회적 안정을 찾음에 따라 그쪽 출신 동포들의 기탁은 갈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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