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늘어난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진단
상태바
급격히 늘어난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진단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7.11.22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트남 결혼이민 2002년 이후 3배 증가, 전체 외국인 30% 달해

한국-베트남 수교 15주년을 맞는 2007년,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증가율이 가파르다.

법무부는 지난 12일 국내 체류 중인 베트남인이 6만 8천900여 명으로 2002년 2만 800여 명과 비교할 때 3배 이상 늘었다고 발표했다.

2003년 한 해 동안에만 고용허가제를 앞두고 급격히 늘어난 이동 인구가 전년 대비 43.6%에 달했으며, 그 이후에도 증가세가 꾸준히 유지된 결과 현재 국내 체류 베트남 외국인은 전체 외국인의 30%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성장세인 베트남 이민자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베트남 결혼이민 여성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2만 9천600명인 제조업 종사자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한 결혼 이민자가 2만 1천명으로 집계됐다.

여성가족부 역시 베트남 결혼이민 여성에 대한 자료를 최근 내놓았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여성결혼이민자 긴급전화 1366센터의 지난 1년간의 운영실적을 보면, 총 상담건수 1만 1천748건 중 베트남 여성이 5천83건(43.3%)로 가장 자주 긴급전화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간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여성의 비율에 있어 63.3%를 차지한 중국에 턱없이 모자란 베트남의 수치(17.3%)로 보면 다소 의아한 결과일 수도 있으나, 지난 2004년의 2천462명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1만131명을 기록한 베트남 이주여성의 급격한 성장세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베트남 여성과의 결혼은 급증했으나,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가 급격히 드러나 상담전화를 찾는 수가 많은 것 같다”는 분석이다.

상담내용을 보면 ‘가정폭력을 포함한 부부갈등’이 43.3%로 여전히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런 현상은 베트남 결혼이민 가정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전문가들은 결혼 중개를 통해 이루어지는 독특한 결혼구조가 이러한 현상을 촉발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정부도 갖가지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출입국관리국은 지난 21일부터 전국에 걸쳐 대대적인 재한외국인 고충상담회를 실시하고 있다. 결혼이민자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는 출입국관리국 관리과 오금택 씨는 “17살 신부를 본 적이 있는데, 아무리 좋게 봐 준다고 해도 그 정도 나이차라면 가치관이나 취향 등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베트남 여성을 대상으로 한 국제결혼 세태를 꼬집었다.

오 씨는 “결혼이나 이혼을 쉽게 생각하는 어린 베트남 신부들이나, 가정을 버리고 가출해 버리는 무책임한 한국 남편을 볼 때 결혼을 너무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결혼의 급증만큼 베트남 결혼이민 여성의 이혼도 늘고 있다.

최근 이러한 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논의가 있어 주목을 끌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한 농 득 마잉(Nong Duc Manh) 베트남 당서기장과 지난 14일 정상회담을 갖고, 특히 최근 양측에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베트남 간 국제결혼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개선․보완책을 마련해 가기로 합의했다.

이에 한국과 베트남 정부는 22일부터 하노이를 중심으로 각종 기념행사를 펼치는 한편, 특히 23일 국제결혼에 관한 양국간 정책포럼을 비중 있게 다루기로 했다. 이 세미나에는 임홍재 주베트남 대사를 비롯,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국장 등 한국측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보도를 통해 여성가족부 장․차관이 초대됐다는 소식도 있었으나,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국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가족부는 “주최 측으로부터 일정을 늦게 통보 받아 아직 보도할 만한 내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간 공식 논의를 통해 베트남 결혼이민 여성에 대한 새로운 정책적 대안이 제시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