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가 엇갈리는 한국과 일본의 부동산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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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가 엇갈리는 한국과 일본의 부동산 미래?
  • dongpo
  • 승인 2003.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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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한국의 지금

일본 경제가 최고 절정에 달했던 1980년대, 도쿄 시내 빌딩, 맨션, 단독 주택은 경제 대국의 도시답게 세계 최고의 가격을 호가했었다. 3LDK 맨션의 경우 지역에 따라 8~9천만 엔을 호가하였고 일본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약 30평 규모의 단독 주택도 도쿄 23구 일부를 제외하고는 맨션 가격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사정은 어떠한가? 버블이 걷히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일본의 부동산 업계는 마치 전쟁의 포화를 맞은 듯 초토화가 되고 있다. 개인의 파산으로 수십 억 엔을 웃돌던 건물들이 봇물처럼 경매로 쏟아져 나와 불과 몇 억 엔에 낙찰되기도 한다. 게다가 인기 지역의 부동산 경매가 나오더라도 그 경쟁이 불과 10여명 안팎으로 심지어는 도쿄 시내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물건이 유찰되는 경우도 심심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건물을 싼 경매로 사더라도 과다한 세금과 임대가 잘 되지 않는 등 경제적 실리가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운영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주택 사정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부동산 아트홈(www.arthome.co.jp)을 살펴보면 맨션들이 2,000만엔 미만에 나오는 매물도 눈에 뜨인다. 이 가격은 서울 시내 아파트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부동산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당연히 도쿄 시내 주택 건설 붐도 한 풀 꺾였다. 주택을 지어 두세 차례 가격 할인을 해도 입주가 되지 않아 1년 이상 텅 빈곳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주택을 지어도 판매가 되지 않아 도산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사회 전반적으로 리스트라, 도산이 속출하면서 일본의 샐러리맨들의 평생 꿈인 내 집 마련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이미 세계 최고의 주택 가격을 호가했던 도쿄의 집 시세는 어느새 이웃 서울과 비슷한 시세를 달리고 있다. 어느 쪽이 제대로 된 경제 발전의 길을 걷고 있는지, 어쩌면 두 사례 모두 잘못된 흐름을 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한국 부동산은 안전한가?
한국은 일본과 다르다고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이나 업계 전문가들에 의하면 한국 부동산도 버블 붕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자주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기형적으로 부동산에 돈이 몰리고 있다. 즉, 주택이나 아파트, 토지 등을 재테크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정관념은 머지 않아 깨질 수 있다. 주식의 폭락이 그 앞선 예이다. OECD선진국의 예를 보아도 선진국 자산 가격 추이를 조사한 결과 거품의 붕괴는 부동산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시장은 24번의 붐 가운데 가격 폭락은 4차례로 경험적 확률이 17%이지만 부동산은 20번의 붐에서 절반 이상인 11번의 가격 폭락이 있었다. 이런 부동산 가격 하락은 이미 경제지표적으로 앞섰던 일본,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등 비교적 국토가 비좁은 국가에서 그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부동산 가격의 폭락은 가정 경제 파탄에 가장 큰 힘을 미칠 것이다. 또한 부동산 재테크가 절대적 투자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회에 언젠가 그 고정관념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추락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부동산으로 몰리는 투자 뭉치들을 장기적 안목으로 사회 간접 자본 투자, 기술 투자 등 생산적 투자에 유도해야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다시 한번 귀를 기울여야할 때다.    


월간 아리랑 arirang21@arirang21.com
2003년 06월 25일 (1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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