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능력이 채용ㆍ입시 당락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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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능력이 채용ㆍ입시 당락 가른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7.06.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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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 대입 전형, 해외 진출기업 채용시 가점 추세

최근 ‘국어능력 수준’이 채용과 입시에 중요한 선발 잣대로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학계 안팎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미 국내 주요 공공기관(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한국전력공사 등)과 언론사는 입사전형으로 국어능력인증시험을 채택함으로써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시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중고등학교의 국어능력시험에 대한 관심도 늘면서 시험응시자가 올해 5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국어시험 응시자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민족사관고등학교는 국어능력인증시험을 2008학년도 필수 서류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전북 상산고와 경기 안양외고도 '국어 우수자 전형'과 '학교장 특별전형'을 각각 신설하면서 국어능력인증시험 4급 이상을 요구하고, 공주 한일고, 김포외고는 KBS 한국어능력시험 500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인증 성적은 대학 진학 때 수시 입학자격이나 비교과 내신의 가산점에도 적용될 수 있어 시험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는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입사원에게 가장 부족한 능력이 무엇이냐”는 설문조사에서 첫 번째 답변으로 ‘국어능력’(43.8% 차지)이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변화가 한국어능력시험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더욱 고조되어가는 최근의 추세다.

그동안 국내에서 실시되는 국어능력시험은 크게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능력시험’(TOPIK), 재단법인 한국언어문화연구원이 주관하는 ‘국어능력인증시험’(TOKL), KBS가 주관하는 ‘KBS 한국어능력시험’ 등으로 구분ㆍ실시됐다.

이에 따라 일부 한국어 전공자들에 대해서는 국어능력시험이 해외의 TOEIC, TOEFL 등 영향력이 있는 외국어시험을 제치고 기업 채용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 업무에서 영어 능력이 필요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높은 TOEIC, TOEFL 점수를 지원 기준으로 삼아 취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리크루트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국내 기업에서 영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업종은 극히 제한적으로, 논리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각종 보고서 작성은 물론 동료나 상사와의 토론, 자기주장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말솜씨가 더욱 중요하다”고 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시아를 비롯한 한국어교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해외 현지 기업ㆍ대학들을 중심으로 한국어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이 더욱 늘어나야한다는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국내에서 국어능력시험(TOKL)을 시행한 한국언어문화연구원은 “해외시장을 겨냥, 오는 24일 중국 3개 지역(위해, 청도, 연태)에서 실용한국어시험(B-TOKL)과 기초한국어시험(P-TOKL)을 개발ㆍ시행할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한국언어문화연구원은 “이번 시험이 주로 현지 기업들의 인재모집과 대학전공자 등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교육평가 시험으로도 제공될 계획이다”며 “이번 제1차 중국 시험을 확대해 북미(LA, NY), 일본(동경) 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배동준 연구원은 “이번 시험이 앞으로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어에 능숙한 동포들의 현지 기업의 취업을 위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렇게 한국어시험에 대한 국내외 수요가 증대되고 한국어학과가 전 세계 60개국 660여 개 대학에 개설되는 등 한국어 수요가 증대되는 것에 발맞추어 최근 교육현장에서 한국어교육 프로그램 및 평가체계를 내실화해야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한국어교육 전문가들은 국어능력평가시험의 해외 진출에 대해 의미를 두면서도 “평가시험과 함께, 한국어 교사 양성을 위한 관련단체의 지속적 노력도 함께 해야 할 것이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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