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교사 파견해 한글교육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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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교사 파견해 한글교육해야”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6.11.20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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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문턱에서 4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연세대 한국어학당 최문규(49) 원장을 찾아 재외동포와 외국인들을 위한 한글교육 문제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최원장은 현재 연세대 독문과 교수, LA연세대 한국어학당 원장을 지내고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을 책임 운영하고 있다. <편집자 주>


-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응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소개를 부탁드린다.

지난 1959년 국내 최초 한국어 교육기관으로 설립된 이후 전임교수 9명, 강사 90명이 현재 강의를 하고 있으며 1년에 네 차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서 학기를 운영합니다. 학기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평균 50개국에서 1000~1200명의 수강생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제 오랜 유학경험에서 볼 때, 언어를 기계적으로 습득하는 것 이외에 문화습득을 통해서 언어가 더 친밀하게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하여 교육과정 중 수강생들을 위한 요리교실, 공예, 사물놀이, 태권도, 동양화 등을 배우는 체험학습 과정을 넣었습니다.

한국어 구사가 뛰어난 몇몇 고급반은 한국문화, 역사, 정치를 함께 가르치고 있으며, 매주 한번씩 좋은 한국영화를 선정해 무료로 상영합니다. 또 정기적으로 한국뮤지컬, 오페라, 가요제 티켓을 어학당 차원에서 구입해 학생들에게 문화혜택을 누리게 하고 있습니다.

- 한해 6000여 외국인 학생이 그곳을 찾아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타 교육기관과 비교해서 연세대 한국어학당만이 가진 특징이 있다면.

연세대 한국어학당의 특징은 무엇보다 교습방법에 있습니다. 이는 반세기동안 가르쳐온 전통을 바탕으로 남다르고 탄탄합니다. 또한 한국어 문법과 의사소통 능력을 함량시키는 쪽으로 중점 지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 한국어학당이 만들어낸 자체교재가 또다른 강점입니다. 작년부터 신교재 개발을 시작했는데 매년 자체예산 1억 5000만원을 투자하고, 교육부 재외동포과의 재정도움도 받고 있습니다. 새 교재는 5년 안에 완성시켜 선보일 계획입니다.

- 한국거주 외국인들에게 한국어학당을 알리기 위한 홍보는 어떻게 하나?

이곳을 거쳐간 외국인들의 입소문으로 가장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언론매체를 통한 광고도 조금 하고 있고요. 그리고 국내 각국 상공회의소와 협력해 국내거주 외국기업들의 주소를 파악해 한국어학당 홍보책자를 정기적으로 보내주고 있습니다.

- 독일내 외국인을 위한 독일어 교육과 현재 한국에서 외국인에게 실시하는 한국어교육의 차이점이 있다면.(최 원장은 독문과 교수출신으로 독일에서 8년동안 유학생활을 했다)

제가 독일 빌레펠트대학에서 유학할 때 1년 동안 독일어교육을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과정과 독일에서 받은 과정이 대등한 수준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독일보다 외국인학생을 훨씬 잘 돌봐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빌레펠트 대학에서는 4가지 영역(말하기, 쓰기, 듣기, 읽기)를 집중적으로 가르침을 받았는데 우리도 같은 측면으로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합니다.

-빌레펠트 대학에서는 자체교재를 사용했나?

당시가 80년대 초반이었는데 빌레펠트 대학도 자체교재가 없어 외부출판사에서 나온 교재를 사용했습니다. 우리쪽 교제가 독일교재보다 학생과 현장을 더 밀접하게 연관시켜줄 수 있는 내용입니다. 또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몇몇 대학들이 한국어 교재를 개발했습니다. 아마 한국어학당이 있는 대학은 거의 모든 대학이 자체교재를 사용할 것입니다. 구입은 국내 시중서점에서 쉽게 할 수 있습니다.

- 한국에 모국어를 배우기 위해 찾는 재외동포가 상당수 있다. 인종적으로는 한국인이지만 언어적, 문화적으로 외국인과 다름없는 재외동포 1.5세 이상 2, 3, 4세 재외동포 학생들의 수준이 외국인 학생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다면.

우리 어학당에서는 1년 중 여름학기 5주 특별과정에 재외동포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대상학생 대부분이 북미지역 학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가기 전 모국어를 배우는 1.5세 혹은 2세들이 대부분 입니다. 그들과 외국인을 비교해볼 때 차이는 언어습 득과정에서 나옵니다.

우리가 실시하는 한국어 교육이 앞서 말씀드린데로 말하기, 쓰기, 듣기, 읽기 등 4가지로 나뉘는데 재외동포가 순수외국인과 달리 약간의 불균형이 있습니다. 동포학생들은 듣기, 읽기가 빠른 습득속도를 보이는 편이고, 표현측면인 쓰기, 말하기는 학습 습득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이는 문화적 습득이 빠르기 때문으로 민족이 같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 재외동포에게 알맞는 한국어교육 방안은 무엇인가.

지난 봄 LA에 있는 분원에서 근무했었는데. 당시 현지에서 체계적이지 못한 한국어 교육이 진행되는 것을 실제로 봤습니다. 제 생각에 문제는 무자격자나 인근 거주 한인들이 임의로 가르치는 것에 있습니다. 이에 저는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전문교사들을 파견해 올바른 방법으로 한국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얼마전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많은 한국어선생님을 해외취업을 명목으로 6개월 정도의 단기교육 뒤 외국 사설학원 한국어선생님으로 내보냈다. 한국어선생님 양성표준화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현재 국립국어원이 실시하고 있는 한국어교사 양성표준화가 있는데 이것이 사회적으로 적극 반영 되길 바랍니다. 그런데 그 내용에 있어 학교마다 교육시간과 내용면에서 다른 부분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너무 단기적으로만 교육이수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교사양성을 위한 실습시간이 많아야 좋은선생님을 길러낼 수 있다고 봅니다.

- 정부가 외국인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어 보급을 위해 노력해야 할 방향이 있다면.

정부가 현재 여러 통로와 방법으로 재외동포, 외국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 장학금이 확대가 되어 더 많은 기회가 학생들에게 주어졌으면 합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어사용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 귀국 후 한국어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연계성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합니다. 또 가능하다면 정부가 한국어 사용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을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습니다. 언어는 계속 사용되어야 유지됩니다.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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