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스 과학고 한국어반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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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롱스 과학고 한국어반 사태
  • 류수현 재외기자
  • 승인 2006.10.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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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뉴욕.뉴저지 일원에는 매주 토요일에 수업을 하는 정규 한국학교를 비롯해 교회 및 각종 단체 등이 실시하는 다수의 한글학교가 있다.

3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뉴욕한국학교(교장 허병렬)와 올해로 개교 26년째를 맞은 뉴욕브로드웨이한국학교(교장 김태진)를 비롯해 스태튼 아일랜드 한인학교(교장 곽승용), 한국문화연구재단 산하 입양인 학교(교장 이선근), 퀸즈한인천주교회한글학교, 롱아일랜드 한인교회 한글학교 등이 그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어를 비롯해 한국 역사와 문화, 무용, 노래, 태권도, 예절 등을 가르치는 이 한글학교들은 한인 1.5세 및 2-3세들에게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주는 것뿐 아니라 미국 사회와 고국을 위해 공헌할 수 있는 인재양성을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뉴욕 일원에서는 한글 교육과 관련 한 유명 과학고가 한인 학부모들과 큰 충돌을 빚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전체 학생 2,600명 중 300명 이상에 해당하는 한인 학생들을 위해 지난 2003년 한인 커뮤니티로부터 지원을 받아 한국어반을 개설한 브롱스 과학고가 지난 3년간 기부 받은 10만 달러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그 문제가 발단된 것.

뉴욕한인사회는 지난 3년간 이 학교에서의 한국어반 증설 명목으로 10만 달러에 육박하는 기부금을 전달해왔다.

그러나 한국어반 증설을 위한 한인 학부모들의 지난 3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학생 2,600명 중 300명 이상이 넘는 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지 1코스만이 제공되고 있는 실정이며 학부모들이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10만 달러 상당의 기부금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현재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뉴욕시 교육청은 브롱스 과학고가 한인 전자회사 제이윈(Jwin)으로부터 받은 7만1,000달러에 해당하는 2개의 체크를 제외하고 지난 2003년 초부터 기부된 금액에 대한 어떠한 구좌를 마련하지 않았으며 이는 지난해 9월에서야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전달된 총 기부금 중 책과 수업 재료를 위한 일부 비용만이 지출된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이 사태를 집중보도한 바 있는 뉴욕일원의 주요 일간지 뉴욕 포스트, 선 등은 한국어문화재단이 지난 2003년 10월 17일 5,000달러, LG 전자가 2003년 6월 16일에 5,000달러, 2005년 11월 주뉴욕총영사관이 7,000달러를 학교 측에 기부한 것을 관계자들로부터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향후 총 17만5,000달러의 기부를 약정하고 올해 3만5,000달러를 기부한 제이윈 회사의 체크를 학교 측이 지난달 이미 거절했으며 제이윈이 2005년 기부한 또 다른 3만5,000달러는 조만간 반납할 예정이라고 지적하며 문제가 불거지자 기부금을 반납하겠다는 학교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지는 지난 2003년 5,000달러를 기부한 UCLA 교수이자 한국어문화재단의 문애리 회장과의 인터뷰에서 문 회장이 한국어반 리뷰를 위해 지난 2월 학교를 방문, 밸러리 J. 리디 교장과 면담을 통해 단지 1코스만이 제공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문 회장은 인터뷰에서 리디 교장이 한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교장과의 면담 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선지에 표했다.

선지는 마지막으로 뉴욕시 교육청의 정책에 따라 기부금은 교사들의 월급에 사용될 수 없게 되어 있어, 일부 한인 학부모들은 리디 교장이 왜 처음부터 기부금을 받았는지 조차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사건이 불거지자 지난달 해임된 한국어반 최경미 교사가 하루 1교시씩 주 5일 수업을 기준으로 109달러의 주급을 받아왔던 사실만 비춰보더라도 10만여 달러에 육박하는 기부금의 상당수가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을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브롱스 과학고 한인 학부모회는 지난달 긴급대책모임을 열고 최 교사 해고 사유를 교장이 학부모회에 서면 제출토록 요구하는 동시에 수업을 앞둔 교사를 학부모와의 면담 직후 학교에서 쫓아낸데 대한 교장의 공식 사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를 무시한 학교의 태도 시정과 관계기관의 조치를 요구하는 학부모 서명운동도 전개하기도 했다.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브롱스 과학고 한국어반 사태와 관련, 증폭되고 있는 기부금유용의 의혹과 함께 한인 학부모들과 학교 측간의 관계는 점차 악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사건과 관련, 뉴욕한인사회는 진실을 찾기 위한 브롱스 과학고 한인학생과 학부모들의 끝없는 노력이 뉴욕일원 주류사회 내 소수계의 올바른 권리 찾기 운동의 시발점이 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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