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도곡초등학교, 사할린우리말방송 성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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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도곡초등학교, 사할린우리말방송 성금 전달
  • 연합뉴스
  • 승인 2005.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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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5-05-28 06:41]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난 4월 우리학교는 사할린 한인들에게 희망과 빛이었던 사할린우리말방송국이 재정난으로 방송중단을 하게 될 사정이라는 소식을 전해듣고 작은 사랑과 정성을 모으는 활동을 했습니다."

27일 오전 11시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소재 남양주 도곡초등학교(교장 김창순) 방송실. 전교 어린이 회장인 김성영(6학년) 군이 사할린방송국 돕기 성금 전달식에 앞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1천480명의 전교 학생에게 설명했다.

김 군과 부회장 이정민(5학년) 양이 이날 사할린방송국 최복이(66) 기자에게 전달한 성금은 모두 263만8천660원.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어린이들의 정성과 마음이 담긴 성금의 의미는 액수에 비할 바가 아니다.

성금을 받은 최 기자는 "감개무량하다. 어린이들이 사할린 동포를 생각하는 마음이 갸륵하고 고맙다.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방송을 통해 목멘 목소리로 말했다.

각 반에서 TV 화면을 통해 이 광경을 본 학생들은 조금 전까지 떠들고 웃고 하다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전달식에 참석한 이 학교 어머니회 회장과 부회장, 운영위원회 회장 등 학부모와 60여명의 교직원도 숙연한 마음으로 전달식에 이은 최 기자의 강연을 들었다.

최 기자는 학생들에게 사할린이 어떤 나라인지, 동포는 몇 명이 살고 있는지, 왜 그곳에 동포가 살고 있는 지 등에 대해 자세히 들려줬다.

김창순 교장은 "지금은 사할린에 대해 설명을 해줘도 잘 모르겠지만 꾸준히 교류를 하다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성영 군은 `사할린에 있는 또래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도와줄 수 있느냐'고 최 기자에게 질문하는 등 관심을 보이면서 "책 보내기를 비롯 북ㆍ징 등 전통놀이 교구를 마련해 보낼 것이고 계속 동포들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일본 돗토리(鳥取)현의 한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하면서 교류활동을 하고 있는 도곡초등학교는 이번 성금 모금과 전달을 계기로 사할린의 한 초등학교와 자매결연 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또 사할린 뿐만 아니라 연해주 지역의 고려인, 중국 조선족 등 재외동포들을 통해 학생들에게 국제적인 마인드와 미래 지향적인 사고를 키워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여주 교사는 "방송국 돕기 모금을 하기 위해 사할린에 대해 설명할 때는 학생들이 잘 몰랐었는데 점차 시간이 가면서 동포들의 고난에 찬 이주사 등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방송국 관계자가 직접 학교를 방문한다고 하자 (학생들이)그렇게 좋아했다"고 전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한복을 모아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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