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본고장서 한인야구단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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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본고장서 한인야구단 떴다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0.03.2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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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꼬레아’ 아르헨티나 2부리그 출전… 한인야구 부활 예고


브라질과 함께 종주국을 다투는 축구의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한동안 침체됐던 한인야구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젊은 층 야구 동호인들이 모여 매주 맹훈련을 하며 만든 ‘독도 꼬레아’가 올해부터 메뜨로뽈리따나 2부 리그에 출전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재아 체육회 산하에 남정모 야구협회장이 이끌던 ‘서울’ 팀이 활동하다 해체됐다. 그 이후 ‘베어스’ 팀이 있었으나 한인 선수를 구하지 못해 반 수 이상 현지인을 기용해 경기를 하다, 그들이 빠져나가며 해체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독도 꼬레아’의 감독 겸 선수로 뛰고 있는 진석정씨는 “그동안 야구동호인들을 모으는데 애로 사항이 많았지만 한번 연습에 참가해 재미를 붙인 사람들이 친구들을 불러들이기 시작해 현재 18명으로 늘었고, 매주 주중에 모여 맹연습을 하고 주말에 경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습은 야외로 나가거나 5인조 축구경기장을 빌려 하고 있는데 이민 오기 전 한국에서 야구를 경험해 본 30대 이상과 전혀 경험이 없었던 20대 층으로 팀 구성이 돼 있지만 야구에 대한 열의가 대단해 모두 자발적으로 연습에 참가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축구 외에는 관심이 없는 아르헨티나에서 야구 환경은 열악할 수밖에 없고 1부 리그 또한 그렇게 높은 수준이 못 된다.

지난 6일 에세이사 국립야구장에서 ‘독도 꼬레아’는 작년 2부 리그 2위 팀인 ‘꼬무니까시온’과 경기를 치렀다. 강팀을 맞아 비록 7회에 24대 14 콜드게임으로 졌으나 5회까지는 동점을 유지하며 잘이어 나갔다. 문제는 전문적인 투수가 아직 없다는 것이었다. 여러 번 투수교체를 하며 경기를 해야 했다.

상대 팀 역시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단지 ‘독도 꼬레아’보다 연습시간이 많았을 뿐이다. 이날 경기를 통해 ‘독도 꼬레아’의 몇몇 선수들이 괜찮은 수비력과 타력을 보여 주어 충분한 연습과 기술이 쌓이면 강팀으로 전환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다.

현재 2부 리그에는 총 8개 팀이 출전하고 있는데 일본 팀인 ‘니찌아’는 작년에 1부 리그에서 활약하다 올해 2부로 전락했지만 실력이 높은 팀으로 소문나 있다. 현지에 상주하는 미국인들로 구성된 ‘샹키스’ 팀이 있으나 ‘독도 꼬레아’와 마찬가지로 하위권에 있다. 벨레스 팀의 경우는 쿠바 선수들을 영입한 강팀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88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항에 도착한 미국선박의 선원들이 처음으로 경기를 벌여 야구란 스포츠의 존재가 알려지게 됐다.

1925년 처음으로 아르헨티나 야구협회가 만들어져 1953년 아르헨티나 야구·소프트볼 연맹으로 개칭됐고, 1957년 ‘리가 메뜨로뽈리따나 데 베이스볼’로 전환하면서 처음으로 리그 대회를 시작했다.

진 감독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한국야구의 명성이 아르헨티나에도 알려지는 날을 기대한다”며 “동포들 중 야구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더 많이 참여해 강팀을 구성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