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조선족.한족 ‘다함께 차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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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조선족.한족 ‘다함께 차차차’
  • 이종환 기자
  • 승인 2009.09.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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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동북아신문 장헌국 기자>

지난 13일 중국 심양의 올림픽운동장에서는 현지의 한국인과 조선족, 중국 한족이 어울리는 한마당 축제가 벌어졌다. 유명 MC 송해가 사회를 진행하는 KBS 전국노래자랑이었다.

한복차림의 조선족 동포가 무대에 올라 우리 남도민요를 구성진 가락으로 풀어냈다.

“새가 날아든다/새 중에는 봉황새/만수문전에 풍년새…”

전영록의 ‘얄미운 사람’이란 노래도 울려퍼졌다.

아버지가 한국으로 돈벌이를 떠나 지금까지 9년을 떨어져 살고 있다는 조선족 소녀가 열창했다. 노래에 앞서 그는 한국에 있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영상편지도 낭독했다. 코끗이 시큰한 장면이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도 무대에 오르고, 유학생도 출연했다.

올해 84세의 MC 송해는 “KBS노래자랑을 30년 진행했으나 오늘 같은 느낌은 처음이다”라고 거듭 말했다.

△중국인도 어울린 한마당 = 이날 노래자랑에는 중국의 현지 한족(漢族)들도 여러명이 무대에 올랐다. 그런 점에서 이 자리는 한국인과 조선족, 중국의 한족이 함께 어울린 축제무대였다.

설운도 현철 송대관 김용임 최유리 등 중년가수에서부터 SS501, 슈퍼주니어M, 코요테 등 최근의 아이돌 가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최고 가수진들도 초대돼 노래를 선보였다.

<사진제공=동북아신문 장헌국 기자>
이 행사는 현지에서 녹화돼 오는 추석 연휴인 4일 낮 12시부터 두시간 가량 추석특집으로 방영된다는 게 송해씨의 코멘트.

심양시 정부와 심양주재 총영사관, 심양한국인회가 진행한 5박6일간의 한국주간 축제는 이날 KBS노래자랑과 함께 막이 올랐다.

“올해로 8번째 행사입니다. 올해는 중국 처음으로 심양에서 KBS 노래자랑까지 개최돼 행사규모가 커졌지요”

권유현 심양한인회장은 이렇게 소개하며, “KBS 노래자랑만해도 표를 구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누는데 애를 먹었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운동장은 최대 4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으나 중국 정부측이 안전을 이유로 입장객수를 3만명으로 제한하는 바람에 차질을 빚었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동포들 사이에서 표를 구하지 못하면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얘기까지 나도는 바람에 표 구하기 열풍이 일었다는 것.

△한국인 문화원도 문 열어 = 심양은 중국 동북3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 최대의 도시로, 옛 청나라의 발흥지. 특히 서탑지역은 예부터 우리 동포들이 뿌리를 내리고 살던 곳이어서 자연스럽게 심양 한인사회의 중심지가 됐다.

심양한인회도 서탑에 사무실 분소(민원실)를 두고 있다. 축제 이틀째인 14일에는 서탑에서 한국인문화원이 문을 열었다. 소강당과 다목적실, 소강의실을 갖춘 1천 평방미터 넓이의 공간이었다.

마침 심양의 동북아포럼에 참석한 고건 전 총리는 물론,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도 일본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행사에 참석해 축하하는 등 개관식은 큰 성황을 이뤘다.

고 전총리는 이날 축사에서 ‘물이 통하면 도랑이 생긴다’는 옛말을 인용하면서 “한중수교가 이뤄지던 1992년 양국간 교역액이 64억달러였던 것이 17년이 지난 지금은 1천638억달러로 26배가 증가했다”면서 “심양 현지 한국인의 힘으로 만든 이 문화원이 조촐하게 출발하지만 문화교류의 거대한 물줄기로 발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행사를 비롯해 이번 심양 한인주간에는 중한체육용품전시회, 한국 몽고 러시아 지역상품 소개회, 김남조시인도 참석한 중한시인교류회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에서 온 손님들이 단상과 마이크를 독점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이번 행사를 지켜본 한 한인회장의 말이다.

이번 행사에는 안경률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조원진의원 등 국회의원 4명이 참석했다. 이들 의원들이 단상 가운데 서다보니 호스트인 권유현 심양한인회장만 단상에 오를 뿐 정작 다른 지역에서 축하해주러온 한인회장들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것.

동북3성의 인근지역에서 이 행사를 위해 참석한 그는 “이 같은 행사를 하면 중국 지방 정부가 현지 한인회를 더 중시하고, 한인회장을 더 존중하도록 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온 VIP들이 오히려 한인회의 힘을 빼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특히 안경률의원은 단상에 선 한국측 인사들을 소개하면서 국회의원은 일일이 이름을 밝히면서도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의 이름은 누락시켜, 이를 둘러싸고 ‘고의냐 아니냐’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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