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총연, 캄보디아서 ‘도약’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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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총연, 캄보디아서 ‘도약’ 꿈꾸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9.04.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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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관광으로 달궈진 프놈펜·시엠립 방문

▲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가 지난달 25일부터 4일간 캄보디아 프놈펜, 시엠립에서 열렸다.

지구의 마지막 속살을 간직하고 있다는 캄보디아에서 아시아한인총연합회 총회가 열렸다.

26일 메콩 강 아래에 위치한 캄보디아나 호텔. 태양은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뜨거웠다.

아직 3월인데 이처럼 뜨겁다니. 캄보디아의 열기는 이해하기 어렵다. 거리에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뒤엉켜 있다. 프랑스식 건물과 사찰양식의 건물이 뒤섞여서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정전은 시도 때도 없고, 인터넷은 5초 이상 기다려야 한 페이지가 다운로드 될 정도로 열악하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넘친다. 태양의 뜨거운 힘 때문일까. 몇 년 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는 박동희 인도네시아 바탐 한인회장은 “이렇게 빨리 도시가 생성될 수 있구나”라고 갸우뚱한다.

부족마을과 다름없는 이 나라를 꿈틀대게 만드는 것은 ‘한국’이라는 게 이곳 한인회의 설명이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투자 2위국이다. 해마다 우리 관광객들은 방문 1위를 달리며 200만이 넘게 이곳을 찾고 있다. 하루 노동자의 임금이 1.5달러, 교사 한 달 급여가 30여 달러에 불과한 나라다.

포스코 같은 우리의 대형 건설사들이 다투어 건설 사업으로 투자 붐을 선도하고 있다. 때문에 주재원, 부동산 사업자 등 2년 사이 2천명 동포들이 5천명까지 늘었다.

승은호 총연 회장은 총회에서 “세계경제위기로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와 아시아 한인들의 경제에 캄보디아가 갖는 의미는 크다”고 말했다. “아시아가 먼저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모습은 세계 경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몽골, 스리랑카 등 18개국 아시아 한인회장들도 이날 모국의 경제위기 탈출과 아시아 한인 네트워크 결집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했다. 아시아 한인회가 한국 상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모국상품 구매단을 모집하자고 뜻을 모았다.

‘모국에 달러 보내기 운동’도 지속적으로 동참하자고 결의했다.

또한 아시아 한인들의 무역망을 연결하는 인터넷 비즈니스 센터를 서울에 설립하는 것을 추진키로 했다. 일명 ‘인터넷 비즈니스 센터’로 불리는 사업은 아시아의 경제인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자유롭게 무역과 투자를 하자는 아이디어로 출발한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아시아 동포들을 위한 ‘인터넷 병원’도 짓기로 했다.

이날 회장들은 만찬장에서 △재외동포재단을 재외동포청으로 승격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아시안 네트워크 정보와 사업을 공동 추진해 모국경제 극복에 총력을 다한다는 내용의 공동 결의문을 만들었다.

오후에는 투자설명회가 열렸다. 특히 유진엔바이오텍 김용창 대표가 정수 사업을 설명해 현지 정부 관계자들에게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우리 정부가 EDCF(국제협력자금) 3천750만 달러를 지원해 캄보디아의 낙후된 수도사업을 개선해주는 등 캄보디아의 정수사업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 고려된 듯 했다.

림 반다 캄-한 친선협회 회장은 “캄보디아는 2천500ml의 풍부한 강수량을 보이지만, 우기 때 수량을 담수하지 못해 1년에 1모작만 하고 있다”며 캄-한 친선협회 우리 대표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프놈펜에 접경한 ‘캄코 시티’의 주택개발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약 70~80%는 부동산 시장을 겨냥해 이곳에 왔다고 말할 정도로 한국인들의 불모지 개척 사업에 대한 기대치는 높다.

다음날 한인회장들은 한글학교를 방문해 교육환경을 점검했다. 시내관광도 했다. 김일성 도로, 마오져뚱, 드골 도로 등으로 명명된 캄보디아 도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함께 공존하는 국가 캄보디아 사회는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국가라고 한다.

▲ 승은호 회장(사진 왼쪽)이 소피런 시엠립 주지사와 상호 교류협력을 다짐했다.

아시아한인총연은 오후 다수당인 캄보디아 국민당 부의장, 시엠립 주지사 등을 만나 양국과의 교류와 협력을 다짐했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이 매년 30만에 달하는 시엠립에서, 소피런 주지사는 “수원, 경상북도, 충청남도 등과 문화교류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한인회의 방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마지막 28일에는 앙코르 사원을 방문했다. 약 400년간 문명의 손길에 때 묻지 않은 앙코르 와트가 프랑스 탐험가에 의해 발견됐다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태국과의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또 이곳에 오면 모두 죽는다는 소문으로 사람의 발길이 끊기면서 보존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앙코르 와트가 신비의 베일에 가렸다 발견되듯이 캄보디아도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나 비상할 수 있는 묘책이 마련될 것인가. 웅장한 왕궁 옛터를 뒤덮은 나무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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