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들여다보기- 4. 국제 미술전] ‘한국, 비엔날레 향연에 휩싸이다’
상태바
[한국 들여다보기- 4. 국제 미술전] ‘한국, 비엔날레 향연에 휩싸이다’
  • 최선미 기자
  • 승인 2008.10.06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995년 9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광주 비엔날레가 열린 지 10여년이 지난 현재, 각 지역에서는 크고 작은 미술작품 전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가을에는 서울, 공주, 광주, 대구 등 각 지역에서 굵직한 미술 행사들이 동시에 열리고 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사전적으로 ‘2년마다‘를 의미하며 베네치아비엔날레 등 여러 국제적 미술전이 격년제 개최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서 기원한 ‘비엔날레’라는 용어가 한국에서도 어느 덧 익숙하게 느껴지고 있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비엔날레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 광주비엔날레 전시작 ‘진흙 시’ 조은지 작.

●  광주 비엔날레

▲ 광주비엔날레 'WideWhiteFlow' 한스 하케 작.
아시아권 비엔날레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광주비엔날레의 올해 주제는 ‘연례보고(Annual Report)’이다.

지난달 5일부터 오는 11월 9일까지 66일간 진행 중인 이번 ‘2008 광주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은 ‘주제 없음’으로, 주최 측은 “지난 6회때까지 매회 주제가 있었던 반면 올해는 주제의 틀을 벗어나 관객이 전시를 보고 느끼는 바가 주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 세계 36개국 127명의 작가가 참여해 115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올해 행사에서는 “전체 전시가 공간과 상관없이 모두 하나로 통합ㆍ연결된다는 점에서 역사, 문화적 장소들이 각각의 고유성을 살리면서 하나의 맥락”으로 의제를 지닌다.

이를 위해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광주시립미술관, 의재미술관, 대인시장, 광주극장 등 광주 전역 5개 전시관은 각각의 특성에 맞는 전시를 수행해, 관객을 광주의 다양한 장소로 인도하고 있다.

행사의 주 무대가 되는 전시는 크게 ‘길 위에서’, ‘제안’, ‘끼워 넣기’ 등 3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는데, ‘길위에서’섹션은 2007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 사이 세계 곳곳에서 전시됐던 전시들에대한 보고다.

또한 ‘제안’섹션은 한국, 미국, 동남아시아, 북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활동하는 5명의 큐레이터들이 독자적인 전시기획과 프로젝트를 관객들에게 제시하고 있으며, ‘끼워 넣기’섹션은 새롭고 독립적인 프로젝트나 작품들로 올해 비엔날레를 위해 기획하거나 초대한 것이다.

●  서울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환상' 마츠오 타카히로 작(일본).
지난 2000년도에 시작돼 올해로 제5회를 맞이하고 있는 ‘서울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가 지난달 12일부터 오는 11월 5일까지 55일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 중이다.

올해는 26개국 70팀이 참여한 가운데 ‘전환과 확장(Turn and Widen)’이라는 주제로 77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주최 측인 서울특별시는 “미디어 아트의 등장과 유행이 새로운 매체를 미술 속으로 끌어들이고 전환시킴으로써 미술의 경험영역에 변화와 확장을 가져왔다는 점에 주목하여 ‘전환과 확장’이라는 주제를 설정했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미디어 아트란 무엇이고 전통적인 미술과 미디어 아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그로 인해 나타난 미술상의 변화는 무엇이며, 앞으로 미술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등 근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물음들을 토대로 빛(Light), 소통(Communication), 시간(Time)이라는 3개의 장으로 분류해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에 대해, 박일호 총감독은 “사진 디지털 프린트 TV 비디오 컴퓨터를 이용한 작품들에서부터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빛의 효과를 연출하는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미디어 아트로 불리는 다양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는 점과 “5개 대륙 26개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예술세계에도 각 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에 따른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서구 또는 동양 미술 일변도의 전시에서 탈피하고 있다”고 그 특징을 밝혔다.

비엔날레에서 모든 것을 본다는 욕심을 뒤로하고 흥미롭고 시각적으로 관심이 가는 작품에 주목하면서 즐긴다면 유익할 것이라고 주최 측은 귀띔하고 있다.

●  금강 자연미술 비엔날레

▲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원(Circle)' 크리스티안 로트만 작(독일).
현장제작과 설치 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품의 변화와 소멸과정을 볼 수 있는 생태 비엔날레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2008 금강 자연미술 비엔날레’가 지난 8월 19일부터 오는 11월 11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국내작가 23명, 외국작가 9개국 1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약 2~3주간의 작품 제작 기간 동안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작가들이 숙식을 함께하며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설치하기도 했다.

주최 측인 한국자연미술가협회 ‘야투’는 지난 1981년 20대 젊은 작가를 중심으로 공주에서 탄생, 자연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야투’ 측은 그들의 협회명이 “들에서 던지다, 즉 작가의 생각을 자연 속에 표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밝히고 이번 비엔날레에서도 “동아시아의 전통적 자연관에 기초함으로서 자연을 압도하려 하거나 자연을 활용가치가 있는 물질적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생명의 순환과 그 질서 등을 작업의 중요한 모티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등 자연 보존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자연미술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고 지역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참여 가능한 자연미술 프그램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비엔날레의 의미가 깊음을 주최 측은 피력했다.

작품 전시 장소인 자연미술공원이 자리한 충남 공주시 연미산은 산의 형세가 제비 꼬리를 닮았다는 점에서 이름이 유래했으며, 그 아름다운 자태로 유명한 금강이 가까이 흐르고 있다.

●  대구 사진 비엔날레

▲ 대구사진비엔날레 '주제전' Toshihiro Yashiro_soubudai 작(일본).
‘2008 대구 사진 비엔날레’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0개국 200여명의 유명사진작가가 참여해 ‘내일의 기억’을 주제로 동북아시아의 과거와 현재 사진을 동시에 집중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대구 시내 전역에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대구 엑스코에서의 한국, 일본, 중국, 대만 작가들의 작품 300여 점을 각 나라별로 전시하는 주제전 및 한국, 중국, 일본의 100년 전 과거를 조망하는 역사 사진전 그리고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지는 특별전 등으로 구성된다.

주제전에서 한국의 경우 ‘삶의 감각:재인식의 눈’을 주제로 9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스펙터클한 문화지형도를 펼쳐 보이며, 일본의 경우는 신체 이미지를 중심으로 작업하는 일본 신세대 특유의 표현 방식을 디지털적 조형 방식을 이용해 펼쳐 보인다. 또한 중국의 경우는 지난 20여년간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은 그들의 현대 사진을 다양한 작가군을 통해 제시한다.

세계의 문화ㆍ경제적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사진예술 경향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고 각 국의 문화적 공통점과 차이점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비엔날레가 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