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청 물장수’와 이준열사 그리고 내일의 애국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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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청 물장수’와 이준열사 그리고 내일의 애국자들
  • 이기항 원장
  • 승인 2007.06.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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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항(이준아카데미 원장)

북청이란 지명 뒤엔 언제부턴가 물장수란 또다른 단어가 추가되어 ‘북청 물장수’란 구수한 속어가 인구속에 회자된 지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고장 출신 '이준'이란 이름 뒤엔 열사라는 뜨거운 이름이 더해져 ‘이준열사’라고 불리워진지도 금년으로 100년이 됐다.

민족의 정화 이준열사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에 분주한 지난 2월 어떤 모임에서 처음으로 만난 한 청년에게‘이준아카데미’라는 명함을 내밀며 인사를 청했더니, "북청 태생인 부친이 작년 서울에서 작고했다"며 자신을 북청 출신 후예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나는 이 사람은 ‘북청 물장수’ 아들(?)이구나!... 라고 혼자 입속으로 중얼거리고는... “이준열사 순국 100주년 유럽한민족 평화제전 계획”이라는 조금은 긴 글 제목이 적힌 소책자를 한부 손에 쥐어 주었다. 그리고 "가능하면 금년 7월 14일 기념식에 참석하라"고 귓속말로 속삭였더니 유난히 잘 생긴 청년학자는 큰 눈을 더 크게 뜨면서 "그렇게 하마"라고 약속을 하고 돌아갔다.

1991년 헤이그에서 기념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난 15년간 이준열사 때문에 나는 국내외에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특히 유럽에 하나밖에 없는 선열기념관(1995년 개관)을 지키면서 참으로 많은 분들을 만났다.

한국의 학생, 공무원, 회사원, 정치가, 일반인들을 비롯해 일본의 역사학자와 시민단체회원들 그리고 북한동포들도 10여 차례나 이곳을 다녀갔다. 지난해 2월 교사들과 함께 온 70명의 학생들은 한복차림으로 이곳을 방문해 열사의 흉상 앞에 묵념을 하고 애국가를 합창했다.

그리고 한 학생이 “왜, 대한제국을 제외시키는가?”라는 저 유명한 3열사의 호소문을 낭독하던 중, 몇몇 학생들이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강원도 횡성에서 온 그런 민족사관고등학교 학생들을 보고, 내일의 애국자들이라고 생각해 봤다.

한참 인격 형성기인 청소년 시절에 역사와 조국을 깊이 생각하며 한번쯤 울어본 사람이라면, 그들은 성년이 되어 필시 애국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디 이들뿐이겠는가!... 이제 7월 1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되는 역사적인 이준열사 순국 100주년 기념식에 국내외에서 모여온 700여(예상)의 동포들이 한 목소리로 애국가를 부른다면, 이날 추모객 모두는 100년 전의 이준열사와 조국을 생각하며 회한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이들도 '내일의 애국자들’이라 부를 것이다.

금년 여름 유럽을 여행할 계획이 계신 분들이라면 7월 14일 이준열사 순국일에 헤이그에서 개최되는 역사적인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바란다. 13일 국제학술회의, 14일 ‘순국 100주년 추모 한민족 평화제전’ 그리고 15일에는 평화운동 유적지 방문 등으로 행사가 차질없이 준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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