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열한'과 '열렬한'
상태바
‘열열한'과 '열렬한'
  • 박상석
  • 승인 2007.04.05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 대구 시민의 열열한 지지(92%)와 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노하우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2007.3.27일자 뉴시스)

예) 감독 자신도 "'시간'을 통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준 3만 관객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2007.4.5일자 중앙일보)

많은 이들이 겹쳐나는 소리를 적을 때 혼란을 겪고는 한다. 이는 우리말이 발음과 표기 체계가 달라 어떤 때는 소리 나는 대로 쓰고, 또 어떤 때는 발음과 달리 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글 맞춤법 제13항은 ‘한 단어 안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부분은 같은 글자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서는 유유상종(類類相從), 누누이(屢屢-)' 등과 같이 같은 한자로 적는 경우를 그 예로 들고 있으나, '쌉쌀한'이나 '짭짤한'과 같은 순 우리말 단어 역시 소리가 겹쳐 나는 대로 적는 것이 어법에 맞다.

그러나 이 맞춤법 규정이 언제나 같은 글자로 적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한자들의 실제 발음이 각각 '유유', '누누'이기 때문에 '연련불망, 유류상종, 누루이'로 적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열열(烈烈)하다'는 그 발음이 '여렬'이 아니라는 점에서 위의 예들과 다르다. 열(烈)의 음가가 '렬'이고 발음 또한 '열렬'이기 때문에 '열열-'로는 적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같은 음절이 겹쳐 나지만 '열렬-'로 적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바로 두음법칙 때문이다. '열렬-'의 둘째 음절 'ㄹ'이 자음('ㄹ' 제외) 뒤에서 제 음가대로 발음되지 않는다는 제약에 따라 'ㄴ'으로 바뀌게 되는 점에 유의해야 하는 경우다. 따라서 ‘열열한’은 ‘열렬한’으로 적는 것이 바른 표기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