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차원의 한국어보급 ‘세종학당’ 환영
상태바
국가차원의 한국어보급 ‘세종학당’ 환영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7.04.05 1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체적 목표와 전략 없는 추진은 곤란해

낮은 곳으로 확산 전략은 보다 치밀해야

국립국어원과 이계진 국회의원은 지난 4일 국회 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국어발전기본계획 및 세종학당에 관한 국회 토론회’를 공동개최, 국어발전기본계획 수립에 따르는 국어 정책의 방향과‘세종학당 설립계획’의 문제점에 대한 전문과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승곤 한글학회, 오동춘 강서문예협회 회장 등 한국어교육 관련인사들과 함께 신김남, 김재윤, 배일도, 최부식, 박찬석, 정용복 의원 등 10여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해 ‘국어발전기본계획’과 ‘세종학당 설립계획’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국어원 최용기 부장은 발제문를 통해 2011년까지 100개, 2016년까지 전 세계에 200개소 설립을 목표로 하는 세종학당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세종학당은 국외의 한국문화원과 연계하여 한국어학과가 개설된 현지 대학이나 한국학교, 한글학교 등에서 진행될 것이며, 학급 규모와 편성은 연간 1천명 내외를 20여 명의 단위로 교육을 하고, 언제나 개방할 수 있는 현지 개방형 체제로 운용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학당은 한국의 일방적인 문화 전파가 아닌 상대 국가의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는 방식의 쌍방향 교육이다”고 세종학당의 의미를 설명했다.

최 부장은 “하지만 세종학당에 관한 예산은 10년간 총 400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국가적 지원 없이 이룰 수 없는 사업이다”며 참석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조항록 국제한국어교육학회 회장은 이에 대해“지난 23년간 한국어교육 분야에 몸담고 있으면서 정부 차원의 이 같은 계획은 없었다”며 “2년 전 국어기본법과 관련한 국어기본계획과 세종학당계획 등의 한국어보급계획이 국가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10년을 목표로 장기적 차원에서 계획을 한 것과 대중적 쌍방향의 한국어 문화 교육을 추진하며 낮은 곳으로 확산하는 전략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낮은 곳으로 확산하는 전략을 펼치기에는 최근 국어원이 설립한 몽골의 울란바토르 대학, 국립사범대 등의 2개소 설립은 단지 거점으로서의 상징적 의미만 가질 뿐이다”며 “국어원이 대중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중을 위한 교육은 오히려 대학교육 이상의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면서 “아직 한국어교육 분야는 교수법, 교재, 교사양성 등 체재가 확립되어 있지 않았다”고 국어원의 한국어보급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이어 “한류의 시대적 분위기에 대해 아시아지역을 우선적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지만 앞으로 한국어 교육에 빨간불이 켜져 있는 영국, 독일 등 유럽 등의 진출도 모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향근 이중언어학회장은 “세종학당 교사를 선발하여 3개월의 자체 교육을 거쳐 현지에 파견할 때 교육 내용의 구성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쌍방향의 문화 교류를 위해 현지 교사의 임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송 회장은 국제결혼 이주민과 노동 이주민의 현지 한국어 교육 강화 계획에 대해 “노동 이주민의 경우, 노동부의 사업 및 연관 교육기관의 프로그램과 의 차별화와 상호 협조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용기 부장은 토론자들의 지적에 대해 “지금은 세종학당 계획이 10년 장기계획 중 초기 단계로 우선은 대학쪽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기업이나 학원 쪽의 진출방향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수급 문제에 대해 “지금 현지 1천여 명의 교사들과 네트워크 작업을 하고 있다”며 “800시간 이상 교사 수업을 받은 교육자들에 대해 국어원에서 자격증을 발급해 교사를 양성하고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나아가 그는 “한글학회, 한국어세계화재단 등 민간단체와 협력을 통해 세종학당 계획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상규 국어원 원장은 토론회를 마치며 “세종학당 계획을 통해 20세기의 자본약탈적 교육이 아닌 21세기의 문화적 교류 교육의 새로운 모험을 반드시 실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