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대학 비한국계 수강생 비율 커져간다<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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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대학 비한국계 수강생 비율 커져간다<하와이>
  • 손호민
  • 승인 2007.03.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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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와이대학 마노아 캠퍼스에서 한국어교육과 연구에 종사한지 만 35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한국어교육의 발전상은 놀라운 정도입니다.

처음 한국어교육과가 생겼을 때 두 명의 전임이 한국어를 담당하였는데 처음 수년간 학기당 수강학생 총수가 초급, 중급, 중상급, 상급 다 합해도 20명 정도였고 그나마 10명 가량이 초급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이상은 항상 학생 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당했습니다.

당시 초급, 중급 교재는 ‘명도한국어’였고 그 이상은 임시로 만들어 썼습니다. 한국어교육은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물론 학위과정이나 자격증 과정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학기당 초급만 해도 다섯 반, 중급이 네 반, 중상급은 세 반, 상급은 두 반으로 편성되어 있고 거기에다 상급에 해당하는 한자반, 작문반, 언어와 문화반, 한국어 강독반, 영화를 통한 한국어반, 한국어 문법반 등 매학기 학부의 한국어반은 모두 18개가 됐습니다.

여기에 미국정부지원의 'Korean Language Flagship Program'의 집중교육반이 별도로 있어서 매학기 10명의 ‘Flagship'학생들에게 최상급 한국어를 집중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 한국어과 학부와 대학원 과목수강생 총수는 'Flagship'학생을 제하고도 300명이 넘습니다. 이 모든 교육을 6명의 전임, 시간강사 6명, 조교 12명이 담당하는데 모두 대학원생입니다.

하와이대학의 경우는 미국 내 한국어 발전상의 한 단면에 불과합니다. 미국 전체의 한국어교육은 지역에 따라 상당히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전례없는 양적인 성장을 이뤘습니다. 30여년 전 한국어교육은 거의 불모상태였으나 현재는 크고 작은 한글학교가 미국전역에 1천개 가까이 있고, 정규 초등학교는 아직도 극소수이지만 67개의 정규 중고등학교와 135개 가량의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각 학교의 학생수는 기복이 있지만 대체로 한국어 보급의 증가추세는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와이대학 마노아 캠퍼스의 현저한 경향은 과거 한국어 수강생 중 80% 내지 90%가 한국계였던 것에서 점차 비한국계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져간다는 것입니다.한편, 120명 가량의 상급반과 최상급반은 ‘Flagship'학생 4명과 극소수의 다른 비한국계를 제하면 거의 모두가 한국계를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현재 23명의 한국어 대학원 과정 학생은 한 명의 백인학생 이외에는 모두가 한국계입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현재로는 하와이대학의 경우 한국계 60%, 비한국계40% 정도가 아닌가 합니다.

초급반에 한국계가 거의 없고 중상급, 상급반에 비한국계가 극소수라는 사실은 한국계 학생들은 거의가 이미 초급 이상의 한국어 실력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 한다는 것, 그리고 한국어를 처음 시작한 학생들은 상급이나 최상급의 한국어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통계자료가 없어서 미국의 다른 대학의 실정은 모르겠지만 많은 비한국계 외국인이 한국어를 습득하는 경향은 일본이나 중국, 호주, 뉴질랜드, 구라파 등 세계 도처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해외의 한국어는 이미 단순한 한국인의 민족어가 아니라 한국계나 비한국계나 간에 정규 외국어로 즐겨 배우는 국제어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해외 한국어 교육의 성장과 발맞추어 한국에서도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은 과거 수십년동안 미중유의 발전을 이룩해 왔습니다. 현재 80개 이상의 교육기관에서 외국인과 해외동포학생들에게 철저한 현지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한국어교육의 이러한 장족의 발전에는 교육 외적인 요인과 교육적인 요인이 상호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교육 외적인 요인은 주로 한국어 교육의 양적 증가에 크게 기여한 요인으로, 첫째는 해외 한국인 인구의 증가로 인한 한인사회의 급성장이요, 둘째는 한국의 국력 신장이요, 셋째는 한국과 외국간의 국제교류의 급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반사적으로 해외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한국어 학습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자극하고 점차 학습의욕과 동기를 유발하게 된 것입니다. 언어는‘실용성’, ‘실리성’ 내지 ‘관련성’이 있어야 배우고자 하는 충동이 들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하와이대학교=손호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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