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언어 적응에 최소 12개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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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언어 적응에 최소 12개월 필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07.03.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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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적응’…언어동화 어렵게 한다” 답해
북한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살고 있는 새터민들은 남한의 언어에 적응하기에 최소 12개월, 최대 36개월의 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국어원 의뢰로 문금현 교수팀이 설문조사한 ‘새터민 언어실태 조사 연구’에 따르면, 남북의 언어 차이로 소통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21%)이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43%)보다 많지는 않았지만, ‘남한에 살면서 언어차이를 느끼지 않게 되기까지의 기간’에 대한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최소 12개월(30%)정도가 걸린다’고 답했다.

또한, 새터민들이 남한의 언어에 동화되기 어려운 원인으로 ‘외래어 대한 적응’이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다.
문금현 교수팀이 실시한 어휘력 테스트 결과를 보면, 702개 조사 어휘 중 정확도가 60점 이하인 외래어가 전체에 8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테스트의 어휘정확도와 남한어 학습 불편도의 상관관계는 오히려 정반대로 나오는 흥미로운 결과를 나았다.

문 교수는 “남북한의 언어 차이를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어휘정확도가 높음을 알려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하지만 새터민들은 ‘남한사람처럼 말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질문에 69%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답하며, 자신들의 언어에 대해 높은 애착을 가지고 있음을 보였다. ‘자녀들이 북한어를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50%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북한어에 대한 애착을 보여 주었다.

한편, 새터민들이 남한사람들의 표현에 대해 빈 인사, 감사, 사과 표현 등이 많다고 느끼고 있었다. 남한 사람들의 의례적으로 “술 한 잔 해요, 전화할게요”라고 하는 경우 그 말을 그대로 믿은 경험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사례들이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