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에 발 시려도
보리 밟아 꿈도 다져
쥐불 놓아 눈물나게
봄 오는 길 닦던 시절
아랫목 묻어 둔 밥은
기다림도 푸근했다.
문풍지에 오동지도 떨다가 지쳐나고
등잔불 하나로도
그 긴밤을 퍼 냈었지
무 조각 나눠 먹으며
가난도 퍼 담아서
밤도 캄캄 숨 죽이던
도깨비, 귀신 얘기
바람도 무서워서 봉창을 뒤흔들고
그믐도
섣달의 달은
대숲머리 숨어 울고
최연무(미국)
샌프란시스코 한국문학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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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신에 발 시려도
보리 밟아 꿈도 다져
쥐불 놓아 눈물나게
봄 오는 길 닦던 시절
아랫목 묻어 둔 밥은
기다림도 푸근했다.
문풍지에 오동지도 떨다가 지쳐나고
등잔불 하나로도
그 긴밤을 퍼 냈었지
무 조각 나눠 먹으며
가난도 퍼 담아서
밤도 캄캄 숨 죽이던
도깨비, 귀신 얘기
바람도 무서워서 봉창을 뒤흔들고
그믐도
섣달의 달은
대숲머리 숨어 울고
최연무(미국)
샌프란시스코 한국문학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