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의 해외투자 확대방안 발표로 미주 지역 금융권 지각변동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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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의 해외투자 확대방안 발표로 미주 지역 금융권 지각변동 예상
  • 박샘 재외기자
  • 승인 2007.01.18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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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하나 등 미주 진출 곧 가시화될 듯

한국 정부의 금융기관 해외진출 규제 완화로 미주지역에 국민, 하나은행 등의 본국 은행들이 추가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져 미주 한인 커뮤니티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한국 정부는 지난 15일(한국시각) 금융지주회사 및 은행의 해외진출 규제를 완화하고 개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촉진하는 내용의  '해외투자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한국 정부의 해외투자 확대방안 중 주목되는 내용은 '금융지주회사의 직접투자 규제'를 완화키로 한 부분.

한국의 금융지주회사는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비금융기관으로 분류돼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누적기준) 실현' 등의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해외투자 확대 조치로 앞으로는 일반 금융기관과 동일한 조건에서 해외 직접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됨으로써 그만큼 해외진출이 수월해진 것.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 은행들로서는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로 주택담보 대출시장이 얼어붙은 반면에 해외투자용 부동산 취득한도는 다음달부터 300만 달러까지 대폭 늘어남에 따라 해외 부동산 취득 1순위로 꼽히는 미주지역의 거점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내 해외본부 구축을 추진해 왔던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의 미주시장 진출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진 가운데 이들 은행이 미주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기존에 진출한 우리은행, 신한은행과의 대결이 불가피해져 한국 빅4은행들의 경쟁구도가 미주지역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례로 지난해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의 경우 오클랜드에 본점을 두고 있는 아이비은행(행장 홍승훈)과의 제휴 및 이 은행의 지주회사인 이노베이티브 뱅콥의 지분취득을 통한 미주진출 시도를 추진했다가 좌절되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의 해외진출 규제완화로 이와 유사한 형태의 인수합병(M&A) 시나리오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인금융권의 한 고위급 인사는 "현재 13곳으로 늘어난 미주 한인 커뮤니티 은행들을 둘러싼 각종 합종연횡 시나리오들이 흘러나오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볼 때 덩치가 큰 한국계 은행들이 로컬 한인 커뮤니티 은행을 합병해 거점을 확보할 가능성이 제일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물론 한국 금융기관들이 한인금융기관을 인수하기에는 아직 상당한 걸림돌이 남아있다.

한국의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자회사와 동일한 업종의 외국법인은 자회사가 아닌 손자회사로만 만들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대해 상장회사의 경우 30%, 비상장회사는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토록 규정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지분확보가 만만치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이런 걸림돌에 대해 한국 재경부 관계자는 "해외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금융지주회사법 개정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시사해 본국 금융기관들의 해외진출이 러시를 이룰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