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시급한 재독한인문화복지회관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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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시급한 재독한인문화복지회관 설립
  • 황성봉 재외기자
  • 승인 2006.11.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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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독한인총연합회 자문위원

파독광산근로자퇴직적립금미지급금의 관리를 동포사회에 이관하는 문제로 관련 동포단체들이 논의를 시작한 세월이 벌써 10년을 넘어가고 있다.

한 때는 재독한인복지회 총회에서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와의 통합을 전제로 한 ‘재단법인 글뤽아우프복지회 정관’을 통과시켜, 이른바 ‘받을 그릇’이 준비되는가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게 했지만,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최근에는 성규환 글뤽아우프 회장을 중심으로 남부, 북부, 베를린지역 글뤽아우프회장들이 적립금이 이관되면 4개 지역에 각각 한인회관을 매입하겠다는 합의문을 작성해 대사관을 통해 노동부에 전달한 일에 대해 재독한인복지회가 “적립금의 실질적 주관단체인 복지회와 사전 협의 없는, 글뤽아우프회 몇몇 사람들의 합의에 불과하다”고 반발하는 불편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노동부가 재독동포사회에 요구해 온 “합의된 한 목소리-창구의 일원화”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적립금의 동포사회 이관은 아직도 실현이 요원한 희망사항으로 남게 된 것이다.

이에 오랫동안 복지회에 간여해 온 경험과 ‘재독한인문화복지회관 건립기금 모금 캠패인’을 벌였던 경험을 살려 적립금 형성의 과정에 합당한 의미 있는 용도를 제시함으로써,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동포단체들의 집단이기주의에 가까운 일방적 요구를 종식시키는 한편, 범동포사회적인 합의를 도출해 한국정부 당국으로 하여금 책임을 회피할 빌미를 제거하고자 한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성규환 재독한인글뤽아우프 회장과 북부, 남부, 베를린 지역글뤽아우프 회장들이 “적립금을 이양 받아 4개 지역에 한인회관을 매입하겠다”는 합의문을 이미 주독대사관을 통해 노동부에 접수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서 이는 그 모임에 참여한 네 사람만의 일방적 합의일 뿐 동포사회 대부분이 수긍하는 합의는 아니다. 우선 복지회의 반발이 가장 큰 증거이며, 일반 글뤽아우프 회원 그 어느 누구도 그 합의 모임이 있었다는 것조차 모른다는 것이 그 두 번째 증거다. 정부당국에 제출할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글뤽아우프 회원들의 공청회 정도는 거쳐야 한다는 것이 뜻있는 회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뜻있는 회원들’이란 지난 5년 세월동안 ‘재독한인문화복지회관 건립기금 모금’에 참여하여 4만여 유로를 모아 준 150여명의 기부자들이 바로 그 사람들이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바로 ‘재독한인문화복지회관’의 건립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재독한인문화복지회관 건립추진위원회를 조직하고 모금운동을 벌인 이들의 마음속에는 기본적으로 동포사회의 성의를 모아 최소한의 종자돈을 마련해 놓은 다음, 애초에 “동포사회의 확실한 복지사업에 적립금을 이관 한다”고 약속한 노동부의 약속이행을 촉구할 계획이었고, 그 계획은 지금에도 변함이 없기에 필자는 4개 지역 분할 회관 매입안에 반대한다.

그 대안으로 필자는 근로자로 독일에 온 동포1세들의 노령화에 따라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 의탁할 곳 없이 홀로 지내고 있는 노령자가 점증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이들이 서로 돕고 아끼는 공동체생활(한국의 ‘꽃동네’와 같은 형태의 공동생활)을 통해 노후를 보람 있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공동주거시설’과 더불어 외국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고달픈 생활에서 문화 접촉에 등한했던 재독동포들의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독일에서 살게 될 후손들에 대한 민족문화교육의 요람이 될 수 있는‘문화의 집’건립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