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배우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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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배우는 한국인"
  • 오재범 기자
  • 승인 2006.09.2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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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독일 입양인 박기순씨

▲ 서툰 영어로 자신 입양기억을 설명하는 박기순씨(왼쪽), 그녀의 한살배기 아들 승일군(가운데), 인터뷰 내내 곁에서 아내를 챙기는 독일인 남편 제이콥 울프(34, 오른쪽) <사진=정재수기자>
토요일에는 독일인 남편과 한글학교에 나가 모국어를 배우고 일요일에는 30km 떨어진 한국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며 한국문화를 열심히 익히는 입양아 출신의 박기순(사진, 35)씨가 이번엔 파란 눈의 독일인 남편과 한살박이 아들을 데리고 2006 한민족 생활체육대회에 참가했다.

다른 12명의 입양인들과 함께 방문한 그녀는 이번에 언론에 인터뷰를 많이 하면 혹시 부모님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품고 있다고 조심스레 기자에게 밝히기도.

그녀 기억에 따르면 자기위로 오빠와 언니가 있었다는 것과 아버지가 매일 술을 먹었고 고모인지 이모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친척집에도 잠깐 머물렀다고 한다.

그 뒤 자신과 남동생은 수녀가 운영하는 대구의 백합고아원을 보내졌으며 이후 서울 홀트에 1년 정도 머물다가 5살이던 지난 76년 남동생 박진우와 함께 독일로 입양됐다고 한다.

한편, 이번이 3번째 한국 방문인 그녀는 지난 91년 YWCA 입양인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3주간 한국을 경험한 이래 2004년 9월에는 신혼여행 아예 한국을 정해 두달 동안 여행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한국문화를 마음껏 느끼는 시간도 가졌었다고.

독일행사와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은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사이가 매우 가깝게 진행되는 점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번방문에 어린 아들을 데리고 오기가 우려됐지만, 막상 다른 참가자들이 아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줘 잘한거 같다"고 자평하기도.

인터뷰 도중에도 아들 승일(1)은 엄마품을 벗어나 이곳저곳을 기어다니며 일행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또한 한국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하는 남편도 함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한국배우기에 열심이었다.

그녀는 자기를 키워주신 독일부모님도 있지만 낳아준 한국어머니가 마냥 그립다며, 만약 어머니를 찾으면 두팔로 안아주고 “고맙다”고 한국말로 말할 거라는 그녀의 눈시울이 어느새 촉촉이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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