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계의 한국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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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계의 한국 선수들
  • 박병기 동포기자
  • 승인 2006.09.0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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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스포츠는 오랫동안 백인과 흑인이 주도했다. 80년대 들어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은 ‘제3의 물결’을 일으켰다. `제4의 물결`은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몫이다. 미국 스포츠 각 분야에는 아시아계 선수들이 예상외로 많다. 아시안들의 불모지였던 미식축구 분야에도 80년대부터 아시아 선수들이 한둘 씩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계 선수들이 눈에 띈다. 미식축구계의 한국 혈통의 선수들을 소개한다.<필자 주>

 지난 1982년부터 85년까지 UCLA에서 최고의 키커로 활동했던 한국 선수가 있는데 그 이름은 존 리(John Lee)다. 한국 이름은 이민종. 그는 대학 4년 동안 100차례 필드골을 시도해 85%의 성공률을 기록한 바 있는 UCLA 역대 최고의 키커였다. 졸업 후 많은 관심 속에 프로풋볼(NFL) 세인트루이스 램스에 입단했던 그는 높은 벽을 실감한 후 헬멧을 벗었다. 그러나 그가 많은 아시아계 어린 선수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인물이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존 리의 조기 은퇴 후 공격 라인맨(OL)인 유진 정(Eugene Chung)이 버지니아 테크대에서 맹활약했는데 그는 1992년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의해 전체 13번으로 지명됐다. 그는 1997년까지 NFL 선수로 뛰면서 한국인의 계보를 이어갔다.
 1998년 샌디에이고 차저스에서 뛰었던 로이드 리(Lloyd Lee)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는 모두 한국인인 풋볼 선수였다. 그의 포지션은 디펜시브백이었는데 그는 현재 NFL 구단에서 코치로 활동 중이다. 
 지난 NFL 시즌에 수퍼보울 MVP로 선정된 하인스 워드(Hines Ward)는 가장 유명한 한국계 풋볼 스타다. 그는 피츠버그 스틸러스에서 와이드 리시버로 활약 중인데 지난 7일 열린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결정적인 터치다운 패스를 받아내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별명이 ‘Q’였던 이규장(Kyu Lee)은 서울에서 태어나 3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1.5세 선수였다. 풋볼 명문 워싱턴 허스키스에서 3년 동안 와이드리시버로 뛰었던 그는 두뇌가 명석해 3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고 졸업 후 LA의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 회사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최(Brian Choi)는 몬타나 스테이트에서 공격 가드로 뛰었던 선수로 2003년 NFL 드래프트에서 지명될 후보로 유력했으나 아깝게 선발되지 못했다.
 워드와 함께 현재 NFL에서 뛰고 있는 한국계 선수는 뉴욕 자이언츠의 윌 뎀프스(25)와 그의 동생 마커스 뎀프스(23. 디트로이트 라이언스) 형제. 이들 형제는 20년 동안 미 공군에 근무한 흑인 아버지 윌리엄 뎀프스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대학풋볼 랭킹 1위인 오하이오 스테이트 벅아이스에서 뛰고 있는 라인배커 마커스 프리맨(Marcus Freeman)도 한국계다. 프리먼은 워드처럼 어머니(정 프리먼)가 한국인이고 아버지(마이클)가 흑인이다. 대구 출신인 어머니가 주한미군에 근무하던 아버지와 만나 마커스를 낳았다. 워드의 어머니가 남편으로부터 버림받는 등 온갖 고생을 다하며 워드를 키웠지만 마커스는 부모의 따뜻한 사랑 속에 어려움 없이 자랐다. 어머니 정씨는 지금도 한국신문을 매일 읽고 한국교회에 가며 밥상에 김치, 불고기, 밥을 올려 가족을 먹인다고 한다.

박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