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파견 미 여군, 23년 만에 친부모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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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파견 미 여군, 23년 만에 친부모 상봉
  • 데일리 뉴스
  • 승인 2006.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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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보려면 손녀딸 버려라' 점괘 때문에 입양

점괘에 빠진 할머니에 의해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던 한인 여자 어린이가 미군에 입대한 뒤 23년 만에 친부모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5일 미 군사 전문지 스타 앤 스트라이프'에 따르면 동두천 캠프 케이시에서 복무하고 있는 페이스 베스케즈(23) 하사는 최근 자신을 낳아준 한국인 친어머니 박모(51)씨를 비롯 두 언니 남동생과 극적으로 만났다.

그는 현재 미군방송(AFN) 캠프 케이시 파견대에서 기자 겸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베스케즈 하사는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미국인 가정에 입양돼 고교를 졸업하고 18세 때 미 육군에 입대 용산기지에 처음 배치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성장하면서 자신의 출생에 얽힌 궁금증을 풀고 싶었지만 정작 가족을 찾아야할 지에 대해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출생과 입양 과정을 알고 싶었지만 '정신적 충격'을 흡수할 만한 나이가 아니라고 판단한 그녀는 남편이 복무하고 있는 캔자스 지역으로 재배치 받아 3년을 보냈다.

그 후 더 늦기 전에 자신이 왜 미국인 가정에서 자라야 했는지를 알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한국에 간 그녀는 여러 입양알선 기관에 연락한 끝에 마침내 가족들과 상봉했다. 베스케즈 하사가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사연은 참으로 기구했다. 이미 두 딸을 둔 어머니 박씨는 베스케즈 하사를 잉태했다. 그러나 손자를 보길 원했던 할머니는 어느 날 점쟁이를 찾아가 손자를 낳게하는 방법을 물었고 점쟁이는 "손자를 보려면 셋째 딸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점괘'에 빠져든 할머니는 며느리가 딸을 낳자 즉시 병원을 통해 입양기관으로 보냈고 며느리에게는 아기가 죽었다고 거짓말했다. 우연의 일치인 듯 3년 뒤 박씨는 아들을 낳았다. 서울의 한 입양기관을 통해 베스케즈 하사를 입양한 미국인 양아버지는 해군이었다. 자식이 없어 그녀를 친 딸처럼 대했던 양부모는 친부모를 찾았다는 그녀의 전화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

비록 자신의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사랑과 정성으로 키운 딸이 자신들을 멀리하고 친부모를 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였던 것이다. 그러나 베스케즈 하사는 "나를 키워 준 미국인 아버지는 앞으로도 나의 아버지가 분명하다"고 양아버지를 위로했다. 그녀의 친어머니 박씨는 "딸을 예쁘게 키워준 양부모에게 감사한다"며 "이제는 여한이 없으며 시어머니를 용서했다. 다시는 내 딸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 [정리]유에스 코리아 데일리 뉴스 news@u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