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메달' 비공식기장 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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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메달' 비공식기장 격하?
  • 캐나다 한국일보
  • 승인 2006.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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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회·대사관 갈등

한국전 참전용사들에 대한 메달(기장) 수여를 둘러싸고 참전용사회(KVA)와 오타와 한국대사관 사이에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참전용사 신문 '코리아 벳 뉴스(발행인 빈스 코트니)'는 지난 17일자에서 '한국대사: 한국전 참전기장은 '비공식 기념메달!''이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수여한 기장을 비공식이라고 한 것은 "지나치게 비외교적인 처사"라며 "용사들의 전투 업적과 한국의 공식기장을 격하시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제의 발단은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50년 한국전 당시 이기붕 국방장관은 유엔군으로 참전한 용사들에게 기장을 수여했다. 이른바 '이승만메달'이라 불리는 이 기장은, 그러나 전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라 캐나다 참전 용사들 가운데도 이 기장을 받은 이는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처칠 영국총리의 주도로 캐나다 등 영연방국가에서는 이를 기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연방의전사무국(Chancellery of Honours)은 참전용사들이 기장을 수령하는 것에는 정부가 반대하지 않지만 이를 캐나다 훈·기장과 함께 왼쪽 가슴에 부착하는 것은 승인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참전용사 측은 연방정부의 승인과는 상관없이 참전용사들의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오는 6월25일 오타와에서 열리는 연례 참전용사 추모행사 시 참가하는 용사들에게 기장을 수여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신을 지난 봄 임성준 대사에게 보냈다. 이에 대사관 측은 이 기장은 한국 정부가 승인한 것이 아니라는 요지로 답신했다. 

 이와 관련, 오타와대사관 이락기 무관은 2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신문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의사소통 과정에서 비롯된 문제로 큰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대사관의 설명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3년까지 한시적으로 편성된 모국 국방부 6·25기념사업기획단은 지난 2000년 한국전 50주년을 기념해 이승만메달을 제작, 행사에 참석한 용사들에게 전달하고 나머지는 참전국(주로 미국)에 보냈다. 캐나다를 포함한 영연방국가는 수령을 거부했기 때문에 배포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캐나다의 일부 참전용사들은 미국을 통해 기장을 받기도 했다.

이 무관은 "KVA에서 수여 요청한 것은 한국정부가 제작한 공식기장이 아니라, 한국의 사설 군장업체가 제작해 판매하는 것"이라며 "이 사설업체의 메달은 한국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이러한 오해를 풀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김창화 전 재향군인회장은 이에 대해 "주 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는 참전용사들에게 응분의 메달을 이미 수여했다"며 "오타와대사관이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두운 기자 [dwayne@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