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민자 신분추락...연수입 2만불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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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민자 신분추락...연수입 2만불 미만
  • 미주세계일보
  • 승인 2006.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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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청소부, 박사 운전사, 장군 세탁소 주인...

몽골 울란바토르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윰마 케네디(36)씨. 몽골의 증권거래소에서 일한 그녀는 지난 2002년 영어를 배우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건너 왔다.

변호사와 결혼해 미국에 정착한 그녀는 전공을 살려 회계 관련 업무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벨로루시 출신의 드미트리 핀스키(31)씨는 철학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지만 지난 2002년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한 이후 빵집, 러시아 서점 등을 전전해야만 했다. 고향에서는 윤리학을 가르쳤었다.

헬리오 프라도(39)씨는 고향 브라질에서 한해 9만달러를 버는 잘 나가는 주식중개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샌프란시스코의 한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일하고 있다. 법학 학위를 받은 알바니아인 도어맨, 택시를 모는 방글라데시인 의사...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미국에서 능력 이하의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미국은 매년 고용을 위한 그린카드(영주권) 14만개를 발급하고 있으며, 상원에 상정된 포괄적인 이민법 개혁안은 향후 10년간 매년 17만5천개의 그린카드를 추가로 발급하도록 하고 있다. 신문은 그러나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하기 위해 온 외국인 근로자가 80만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미 인구조사국(CB)의 자료에 따르면 학사 학위 이상을 소지한 외국인 비시민권자 가운데 23.6%가 연간 수입이 1만9천800달러에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인의 경우 7.6%만이 연간 수입이 1만9천800달러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외국인 고급 인력을 위해 비영리 소개업체를 운영하는 제인 리우씨는 "미국에서 고향에서 가졌던 직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희망은 무참히 깨지곤 한다"면서 "미국인 고용주들은 외국 학위의 수준을 국내 학위와 비교해 평가하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정부 당국도 외국 자격증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인 이민자들 상당수도 한국에서 학사학위 이상의 고급학력을 갖고 있지만 미국에서 영어로 언어소통이 되지 않아 직업다운 직업을 찾지 못하고 그로서리 워치 맨이나 택시 운전사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