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방송 '하와이 한인 2%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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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방송 '하와이 한인 2%의 기적'
  • 김덕조
  • 승인 200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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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FD-TV, 소수민족으로 유일하게 24시간 송출

▲ 올해로 개국 20주년을 맞은 KBFD-TV 정계성 회장은 한-하와이 문화, 경제 교류에 큰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와이 주는 이에 대한 감사 표시로 2월 15일을 KBFD의 날로 선포했다. 사진은 정 회장((가운데)이 시의회로부터 공로패를 수여 받고 있는 장면이다.
정계성 회장은 1954년 고려대학교 법학과(7회)에서 수학 중 뜻한 바 있어 도미하여 미국 센트럴 미주리주립대(Central Missouri State University)에서 학업을 마치고 군 복무차 귀국, 공군장교로 주한 미합동군사 고문단장 부관 겸 국방부 연락장교로 복무를 끝낸 후 1973년 하와이로 이주해 왔다.

한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을 세계 속에 널리 알리기 위해 1975년 당시 일주일에 30분간 방송되던 한국어 방송을 인수한 후 1980년 오시아닉 케이블을 임차해 방송시간을 1일 8시간으로 늘렸다. 1986년 KBFD-TV 방송국을 개국해 1987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FCC)로부터 TV 방송 면허를 획득, UHF 채널 32번을 배정받아 공중파로 시간제한 없이 TV방송을 시작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1991년에는 LA에 거점을 확보, 한국어 위송방송인 TAN TV를 개국해 미주 한인사회에 위성방송시대를 열었다. 현재 하와이를 비롯, 캐나다,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을 포함한 북미주 전지역에 24시간 KBS, MBC, SBS, YTN, EBS, CGN TV 등 한국의 주요 프로그램과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하와이에서 한인들은 전체인구의 약 2%에 불과한 소수민족이다. 하와이에는 일본과 중국, 필리핀처럼 우리보다 이민역사도 빠르고 인구비율도 높은 민족들이 많다. 그러나 KBFD-TV처럼 24시간 방송하는 방송국을 가진 민족은 하나도 없다. 실로 2%가 이룬 기적이라 할 수 있다.

KBFD-TV는 단순한 한국어 방송사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하와이 주민이 소유 운영하는 유일한 TV방송사로서 한국어 방송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사회, 그리고 경제는 물론 한국인의 정서와 감정까지 전달해 주는 문화대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불붙은 하와이 한류열풍의 중심에는 바로 KBFD-TV가 있었다.

이제 하와이의 한류열풍은 한국 드라마와 일부 연예인들에 대한 사랑을 뛰어넘어 한국 사랑으로 이어지며 한인 경제에도 일조하고 있다. 한류열풍으로 한국 상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고 최근에는 한국을 단체로 방문하는 현지 주민들도 점점 증가추세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류열풍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은 무엇보다 자라나는 한인 2, 3세들에게 코리안 어메리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게 해 준 것이다. 자녀들에겐 한국의 얼과 정신을 알려주고 부모들에겐 뿌리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계기가 된 것이다.

하와이 현지 사회에서도 KBFD-TV의 이러한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여 지난 2월 15일 린다 링글 하와이 주지사는 올해로 개국 20주년을 맞은 KBFD-TV 정계성 회장에게 한-하와이 문화, 경제 교류 역할에 감사를 표하면서 2월 15일을 KBFD의 날로 선포했다. 이밖에 KBFD-TV는 데니엘 아카카 연방 상원의원, 닐 에버크롬비 연방 하원의원, 무피 해네만 호놀룰루시장, 그리고 시의회 등으로부터 공로패를 수여 받았다.

글로벌 시대의 한국인 상을 널리 알리는 데에는 100년 전통 민족 고대의 기질인 투철한 정신력과 더불어‘하면 된다’‘안되면 되게 하라’는 정계성 교우의 집념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낸 신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민족 미주 이민의 시발점이고 해외 항일투쟁의 본거지인 이곳 하와이에서 글로벌 100년을 맞이해 한국의 위상을 높여준 KBFD-TV 정계성 회장의 성공 신화는 계속 될 것이다.

김덕조 고려대학교 교우회 하와이지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