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감을 회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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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감을 회복할 때다
  • 강상윤 LA한인회 이사장
  • 승인 2006.04.02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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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상윤
LA한인회 이사장

△1944년 황해도 출생
△제21-22대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재미경제단체협의회 의장 역임
△92년 LA폭동 이후 한미경찰위원회 이사장 재임중
이민 100년사를 훌쩍 넘어선 미주 한인이민 역사의 중심에 이곳 로스엔젤레스가 있다는 사실은 때론 가슴 벅차는 일이다.

하지만 한인 최대밀집 지역인 이곳에서 ‘이민자 한인 커뮤니티의 구심점인 한인회의 역할은 제대로 했는가?’ 라는 질문에 선뜻 긍정적 답변만을 내놓기가 힘들다는 사실에 자조 섞인 탄식이 앞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LA 한인회는 지난 62년 한인 이민자간의 상호 친목도모와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가주한인센터’를 결성하고 비영리단체로 주정부에 등록했다.

한인회는 “한인 공동체의 대변기관으로서 봉사활동을 하고 제한적인 영어능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을 도와가며 지도자 역할을 충실히 하자”는 큰 취지의 설계도를 그리고 많은 활동을 해왔다.

어언 40여년의 세월이 흘러 오늘에 이르렀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게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물론 한인 이민자들의 조기정착을 위한 도움에서부터 남가주 지역에 거주하는 약 70만 명의 복지증진에 이르기까지 LA 한인회의 역할과 업무성과는 실로 타민족 공동체의 귀감이 될 정도로 높은 평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유독 단체 구성원인 한인 이민자들로부터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에 이중적 한계감을 느끼곤 한다.

이에 가끔은 “내가 몸담고 있는 ‘한인회’라는 비영리단체의 이상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되묻곤 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되뇌여지는 것은 ‘신뢰감의 회복’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곳의 많은 이민자 한인들도 한국인 정서상 희로애락이 함께 할 때 아무런 사심 없이 뭉치고 강한 결집력을 보이는 사례가 많았다.

고국의 어려웠던 IMF 시절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전달한 일이 그랬고, 카트리나 피해로 상처투성이가 된 제2의 고국인 미국의 아픔을 같이 나눌 때도 그랬고, 얼마 전 WBC 한일전에서 보여준 열정적 응원의 힘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어지는 부분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격언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 및 단체들이 앞에서 솔선수범 이끌어 줄 때 그 구성원들 또한 강한 결속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전 세계에 산재한 각 한인회들이 서로서로가 유대관계의 진정한 신뢰를 회복해 롤 모델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때다.

또한 세계 곳곳의 한인회들이 한국 정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이끌어내 정상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민자 한인들을 위한 사회적인 봉사에 나서야 할것이다.

지역사업의 활성화를 꾀함으로써 진정한 동포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일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때 한층 성장한 커뮤니티 대표단체로서 거듭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LA 한인회 홈페이지 : http://www.koreanfed.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