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자일란트] 월드컵응원 한목소리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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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자일란트] 월드컵응원 한목소리 내자
  • 라진호
  • 승인 2006.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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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다툼조짐, 민족아래 하나되어야

   
▲ 라 진 호
독일 자알란트 한인회장

-1944년 전남 함평 출생.
-1967~1970년 베트남 태권도 교관
-1997년부터 프랑스 자르게뮌네(Sarreguemines)에서 한의원 경영
-2000년 2월 콜롬보대서 한의학 박사
-2003년 독일 자알란트주 한인회장
4년전 여름, 독일의 작은 식당이나 음료수 가게에서는 큰 TV를 놓고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중계를 보여주었다. 어느날 내가 수련생과 음료수 가게를 들렀더니, 한국 사람이란 걸 알고선 매우 반가워하며 커피를 내겠다고 했다.

크지도 않은 나라가 4강에 오른 사실, 꼭 잘 훈련 된 군대처럼 움직이는 응원단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펴지고 어깨가 으쓱해졌다. 태권도 사범으로 30여 년 객지생활을 한 노독이 풀리는 듯했다. 그 날 커피 한 잔을 선물 받은 나는 답례로 모두에게 한 잔씩 사 주고 말았다.

다시 월드컵의 계절이다. 이번에는 독일에서 열린다. 재독동포사회에서는 지난해 말에 재독동포응원단이 출범하여 붉은 호랑이 응원단이라 이름하고 전국적으로 응원팀을 구성했다. 응원뿐만 아니라 경기 전후나 막간을 활용하여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대대적인 이벤트도 준비했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총연합회와 축구협회, 지역마다 군소 집단이나 또는 개인적으로 응원단이라 자처하며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단체들이 한 두 개가 아니라는 말도 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이며 훌륭한 일인가? 애국의 훌륭한 지사들이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에서 나도 무엇인가 조국과 민족을 알리는데 앞장서야겠다는 진솔한 민족애와 충심이라 생각하자. 그러기에 지금까지의 모든 진행과정들은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어떤 기업이나 단체의 지원을 이용하여 이권을 챙기겠다는 치졸한 생각이나, 자리 잡힌 돌을 파내고 자기들이 꼭 해야 한다는 독선과 아집으로 조직이나 단체의 명의를 이용하는 이가 있다면, 이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아무리 뒤에서 공작을 해도 언제인가는 밝혀질 것이며, 동포들이 민족의 이름으로 용서치 않을 것이다. 지성인이라면 지도자든, 아니든 우리 7천만의 국민과 그리고 이곳 3만5천 동포들의 바람을 저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개인의 이익과 명예보다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어찌하는 것이 바른 길인가를 빨리 깨달아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기업이나 단체도 이곳 동포사회의 상태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한 후에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 성급하게 어느 한 조직이나 단체장 말만 믿고 행동한다면 본의와 달리 오히려 동포사회 내에 이간과 분열을 획책하는 과오를 초래할 것이다.

시간이 얼마 없다. 이제는 구심점을 바라보자. 나는 나, 너는 너, 또는 너의 조직, 나의 단체가 아니라, 우리로 하나가 되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허송세월하지 말고 우리 모두 머리 맞대고 슬기를 짜보자. 선수들에게는 최상의 사기를 앙양하며, 우리 모두 감탄하며 두고두고 되새길 그 날을 만들어 보자. 과녁을 맞히기 위하여 정조준을 하는 마음으로, 한 눈 감고 마음을 비우고, 대승의 길에서 우리 모두의 승리와, 조국의 명예와 민족의 영광된 승리를 위하여 뭉쳐, 승화된 얼과 힘으로 고국의 부모형제와 세계를 다시 한 번 깜짝 놀라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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