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익 50% 커뮤니티 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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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익 50% 커뮤니티 환원
  • 시드니=권기정기자
  • 승인 2006.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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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한인경제의 구심점 / 밴디고 은행

   
▲ 호주 밴디고 은행 스트라스필드 지점 윤창수지점장과 조일훈 이사장(왼쪽)은 커뮤니티로 이익이 환원되는 장점이 장기적으로 시드니 한인경제에 구심점으로 자리잡길 희망하고 있다.
“상반기 안에 매출 5천만 달러 돌파는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밴디고 은행 스트라스필드 지점 윤창수 지점장은 올 들어 부쩍 늘어난 업무량으로 요즘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지낸다고 한다.

지난 2002년 6월 시드니 한인밀집 지역인 스트라스필드에 문을 연 밴디고 은행은 호주의 첫 한인 커뮤니티 은행이다.

벤디고 은행은 호주 은행계의 빅4는 아니지만, 전국에 250여개의 지점을 둔 건실한 은행이고 특히 스트라스필드 한인 지점처럼 커뮤니티 구성원이 주주이며, 또 이익이 커뮤니티에 환원되는 소위 ‘커뮤니티 은행’이 100여 개나 된다.

초대 은행장으로 부임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은행을 떠났던 윤 지점장은 지난 해 말 다시 지점으로 복귀 한 후 육체적으론 좀 피곤하기도 하지만 눈코 뜰새 없는 요즘 최근의 일상이 오히려 고마운 상황이라는 것.

“개점 당시 많은 한인들이 밴디고 한인지점을 교민들 몇 명이 설립한 사금융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는 윤 지점장은 그 동안 사용한 명함만 해도 수 천장이 넘는다고 밝힌다.

업무 시간외에도 주말이면 골프장이나 한인사회의 크고 작은 각종 모임까지 쫒아 다니며 가능한 많은 사람들 만나 명함을 나눠주며 눈 도장을 찍은 게 은행의 이미지나 영업실적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사실 한인은행 1호로서의 기대가 큰 만큼 개점 4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그간 유치한 고객이 3천5백 여명에 달하는 것 관련 “실적이 너무 저조한 것 아니냐”는 일부의 평가도 있다.

하지만 조흥은행 행원으로 출발, ANZ 한국 지점장 등 은행 업무만 30년 넘게 해 온 ‘은행통’인 윤 지점장이 보기엔 지난 3년의 시기는 고객들의 인식 부족으로 다소 침체기를 겪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올들어 거래액과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승세를 보면 이 같은 수치는 별로 중요치 않다.

“통상 은행이 신규 개점을 하고 이윤을 내는 데는 10년 정도 걸리는 것에 비하면 이제 막 흑자를 내기 시작한 우리 은행의 출발은 아주 순조롭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지점장은 또 “예금 및 대출 총액 등 거래실적 4천 만 달러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 나가면 올 해부터는 가시적으로 교민사회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밴디고 은행은 커뮤니티 은행의 특성상 이윤이 발생하면 50%는 주주배당금으로 가고 나머지 50%는 해당 커뮤니티에 환원되기 때문이다.

은행 거래규모가 증가하고 이익이 많이 발생할수록 이사와 주주들의 결정에 따라 교민자녀를 위한 장학금이나 한인 사회 각종 활동 혹은 이민 2, 3세 지원 프로젝트 등에 지원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금액도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커뮤니티가 주인이 되는 은행이 되기 위해 더 뛰어다녀야 한다”는 윤 지점장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재원염출 문제로 한인사회를 위한 프로젝트 하나 마련하기 어려운 시드니 동포사회에 밴디고 은행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벤디고 은행은 스트라스필드 한인 지점에 이어 시드니 시티나 이스트우드 등 기타 한인 밀집지역에 제2, 제3의 한인지점을 개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