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족과 생이별한 한인들 갈 수록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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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가족과 생이별한 한인들 갈 수록 증가
  • 장소영
  • 승인 2006.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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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류신분,경제적 이유로 가족 해체 위기
본국에서 자녀와 아내를 미국에보내고 홀로 지내는 기러기 아빠들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는가 하더니 미주한인사회에서는 자녀만 본국으로 보내는 젊은 부부들과 비자관계로 생이별을 겪고 있는 한인 부부들이 늘어 가족해체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한인 가족해체의 문제는 비단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정체성과 가족애,성장환경등에서 또 다른 한인사회의 잠재 갈등 문제로 우려되고 있다.

뉴욕대에 다니는 한인 유학생 천모씨는 본국서 결혼식을 올린 후 아내가 먼저 뉴욕으로 유학을 왔다. 군복무 문제로 졸업이 늦어진 남편은 아내보다 1년 가량 후에 뉴욕으로 와 결혼 1년만에 함께 살기 시작해 곧바로 아기가 생겼다. 아내는 임신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출산했으나 언제까지 학업을 쉴 수만은 없어 산후 조리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친정어머니를 따라 3개월 된 아기를 본국으로 보냈다. 졸업 후 직장을 잡을 예정이지만 취업을 해도 맞벌이해서 매달 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형편에 아기를 다시 데리고 올수는 없는 상황이다.

뉴욕거주 한인 P모씨는 가족과 함께 고교시절 미국으로 왔다. 부모님과 남동생과 함께 온 가족이 영주권을 신청해 대기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P씨는 만 21세가 넘어버렸다. 미성년자인 남동생과 부모님은 그 후 영주권을 취득했지만 P씨는 본의아니게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게 됐다. 불법체류신분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P씨는 본국으로 귀국해 학생비자를 받아 다시 미국에 입국하려하고 있다. 본국서 P씨는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미국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

뉴저지에서 취업영주권으로 스폰서를 선 미국업체에 근무하는 한인 L씨는 지난 해 봄 본국으로 돌아가 선을 보고 결혼식을 올렸다.

L씨는 아직도 영주권 대기중인 상태라 영주권자의 초정으로 아내를 초청할 수도 없고 취업비자로 부를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다행이 아내가 미국 관광비자를 소지하고 있어 몇 달씩 뉴저지를 방문했다가 돌아가지만 미국에서도 본국에서도 자리잡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아내와 생이별을 하고 있다.L씨는 “영주권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어학원이라도 등록해 학생비자로 체류하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족해체의 실례는 한인 사회에서 셀 수 없이 많다. 체류신분문제와 경제적인 이유로 가족과 헤어져 있어야 하는 한인들은 문화적 차이와 커뮤니케이션 불능등 본국에서의 기러기아빠에 못지 않은 부작용을 낳으며 여러가지 한인 가족 내 갈등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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