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유학생 월세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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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유학생 월세사기
  • 캐나다 한국일보
  • 승인 2006.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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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방문자, 13명 선불 챙겨 잠적

40대 한인이 유학생들에게 콘도를 전대(sublet) 한 뒤 수개월 분의 임대료를 가로채 계약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종적을 감춘 사건이 발생,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노스욕 갤러리아 콘도미니엄(77 Finch Ave. E.)에 거주하는 오모씨는 수개월 전부터 유학생을 위한 인터넷카페와 토론토의 무가 주간지 등에 숙박시설 임대광고를 낸 뒤 10여 명의 학생들로부터 최고 6개월 분의 임대료를 일시불로 받고 이 콘도의 5개 유닛을 전대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중고가구업자가 콘도를 방문, 오씨가 매트리스와 탁자 등 실내가구를 처분하기로 했다며 가구를 옮기러 왔다고 했다. 가구상 G씨는 오씨와 지난달 15일 5개 유닛의 가구를 6천 달러에 구입하기로 계약, 계약금으로 2회에 걸쳐 총 600달러를 지불했다는 것. 

 당황한 학생들은 곧 관리사무실에 연락했지만 관리실 측은 "오씨가 지난 1월부터 임대료를 한푼도 내지 않아 이미 경찰과 이민당국에 오씨의 검거를 의뢰했다"며 학생들도 이 달 27일까지 모두 방을 비워야 한다고 통보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학생은 13명으로 피해총액은 6천여 달러. 불과 10여일 전 입주한 학생은 6개월분의 임대료를 한꺼번에 지불, 약 1,800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가구상 G씨는 8일 "오씨가 연락을 끊고 종적을 감췄다"며 "학생들의 편의를 고려, 방을 비운 뒤에 계약금에 해당하는 가구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학생들은 오씨에게 돈을 건네주면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영수증만 받았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오씨는 가족을 한국에 남겨두고 방문객으로 토론토에 머물렀으며 지난달 말경 퀘벡으로 출장 간다고 말하고 6일 돌아온다는 쪽지를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8일 오전 본보도 오씨의 휴대전화로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메일박스가 가득 찼다는 메시지만 나왔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노스욕 일대에서 발생한 사건과 수법이 아주 비슷해, 유학생들이 숙소를 임차할 때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작년 5월 30대 한인부부가 갤러리아를 포함한 노스욕 일대의 콘도를 20여 명의 한인 유학생들에게 전대하고 수만 달러의 임대료를 가로채 도주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현숙 변호사는 "세입자로부터 전대를 할 경우 세입자가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며 "계약 시 변호사를 통해 부동산 등기를 열람, 소유주를 반드시 확인하고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 전대계약을 맺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토론토총영사관의 이운주 영사는 "한국인은 해외에서 저지른 범행도 수사 대상"이라며 "가해자가 무비자로 입국한 사람이라면 피해자의 신고를 받아 본국과 상의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 박두운 기자 [dwayne@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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