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소원했던 것이 50년 만에 이루어져서 너무 기쁩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대사관 관계자 분께 건의했던 일이었는데, 다행히 주철기
대사님이 수고를 많이 해주셔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지부 현판을 걸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1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현판식에 참석한 재불역사학자 박병선 박사는 자신이 처음 발견했던 역사적 현장 앞에서 이런 감회를
밝혔다.
샤토덩 거리 38번지는 파리강화회의 당시 김규식 선생 등 대표단이 머물며 독립운동 근거지로 활용했던 곳이다. 김규식 선생 등은
1919년부터 1년 동안 머물면서 파리강화회의 의장에게 편지를 보내고 ‘자유대한’이라는 잡지를 발행하면서 세미나를 여는 등 독립운동의 근거지로
활용했다.
샤또덩 38번지가 임정의 파리지부였다는 사실은 박 박사에 의해 처음 확인됐으며 이후 수년 전부터 주불대사관 측이 현판을 달기 위해
애써왔으나 건물주의 반대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파리 9구 구청과 외교부 등에 수차례 건의한 끝에 최근 건물주의 승인을 받아 이 현판이 빛을
보게 됐다.
주철기(朱鐵基) 주불 대사는 “한불수교 120주년을 맞아 임정 현판을 걸게 돼 더욱 기쁘다”며 “이것을 계기로 파리와 유럽에서의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판에는 ‘여기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지사가 있었다’는 프랑스어 문구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청사 1919∼1920’이라는 한글
문구가 새겨졌다.
한편 이날 현판식에는 김자동 임정사업협회 회장, Hervé Ladsous 프랑스 외교부 아주국장, Jacques Bravo 파리9구청장, 김성문 재불한인회장 이외에도 교민 50여명이 참석해 현판식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