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들, 코리아타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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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들, 코리아타운 떠난다
  • 장소영
  • 승인 2006.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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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간 빈부격차 갈 수록 심각
뉴욕 최대 한인타운 플러싱에서 한인들이 떠나고 있다.

이미 한인 주택 구입붐과 함께 한 차례 베이사이드와 뉴저지로 몰렸던 경우와는 달리 최근에는 브루클린과 할렘등 보다 저렴한 생계비용을 위해 이사하는 케이스가 많은 것이 다른 점이다.

플러싱 지역은 일반적으로 원베드룸 콘도 아파트의 월 임대료가 1천300달러에서 1천 500달러선, 투베드룸은 1천5백달러에서 1천800달러선까지 치솟아 주택구입이 어려운 저소득층 한인들은 플러싱에서도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지 플러싱이 아니더라도 퀸즈는 최초 이민자들이 수요가 워낙 많아 우드사이드, 잭슨하이츠등도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지난 2000년 센서스 통계를 보면 1990년에는 뉴욕시 한인 인구의 72%가 퀸즈에 거주했으나 현재는 24%만이 퀸즈에 거주하고 있다. 2000년 1월에만 2만5천여명이 퀸즈에서 타 보로나 타주로 이동했다. 브루클린 거주 한인의 수는 약 3만 5천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센서스에 잡히지 않는 서류미비자들의 수를 합치면 퀸즈에서 빠져나간 한인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마니어리티 비즈니스사이트는 현재 뉴욕시 거주 한인 인구의 10%가 브루클린 거주자이며 브루클린 거주자 가운데 48%가 아시안이라고 밝히고 있다.최근 플러싱에서 브루클린으로 이사한 한모씨는 “플러싱이 한국사람이 살기에는 편하지만 임대료는 물론 물가가 지나치게 올라 보다 저렴한 지역으로 이사했다” 라며 “타주로 이사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생활터전이 뉴욕인 사람으로서는 브루클린이 현재 최선의 대안인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퀸즈의 아파트와 주택들의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가스 값과 전기 요금도 큰 폭으로 오르자 생활고에 시달리는 일부 한인들은 플러싱 코리아타운을 벗어난 빈민가의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 방에 3명 이상이 공동 거주하는 이른바 쪽방 거주형태가 플러싱 일부와 퀸즈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류 미비자 한인 유정호씨 (가명 48)는 우드사이드의 원 베드룸 아파트에서 조선족, 히스패닉, 중국인들 총 6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조선족 룸메이트와 함께 지내는 유씨는 비좁은 방안에 침대만 2대 놓고 가운데에 파티션을 쳐놓은 상태로 지낸다. 매월 임대료는 500달러. 유씨는 방을 사용하기 때문에 조금더 높은 임대료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쪽방거주는 입주자들 간의 사생활보호 차원을 벗어나 도난 문제와 위생관련 문제등을 야기하며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중국계 이민자들 사이에서 쪽방 거주는 한인 사회에서의 룸메이트제 만큼이나 일반화 된 형태로 상당수의 조선족들도 이런 형태의 거주생활을 하고 있다. 유씨는 쪽방 생활의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위생문제를 꼽았다.

화장실이나 주방등을 지저분하게 사용하고도 아무도 관리하지 않아 쥐와 바퀴벌레는 물론이고 곰팡이도 벽에 많아 거주지로서의 안락함은 찾을 수 없다는 것. 또 자주 바뀌는 입주자들로 인해 입구 열쇠 복사본이 많아져 도난의 위험도 크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브로커 메리 정씨는 "임대료가 비싸 이를 절약하기 위해 공간 공유형태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이런 현상은 주택 소유자들과 임대 생활인들 간의 생활 수준을 갈 수록 벌려놓는다" 면서 "주택 소유 한인들은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해 백인거주지로 이동하고 중간층은 보다 저렴한 임대지역을 찾아 코리아타운을 벗어나 뉴욕한인들의 고향이나 다름없었던 플러싱은 갈 수록 한인 인구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또 " 이는 한인 간의 부 불평등화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