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외규장각' 도서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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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외규장각' 도서반환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6.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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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애국심 한목소리 곤란

지난달 반환협상단의 파리행을 계기로 프랑스에 있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수에서 진보까지  일사분란하게 되찾아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해외동포들의 시각은 어떨까.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바라보는 해외 거주 동포들의 생각은 어떤지 물었다.

-  질         문  -

①외규장각 도서가 반환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2월21일 파리로 떠난 반환협상단이 성과를 거둘수 있을까요?

②현재 협상의 쟁점은 반환방식입니다. 어떠한 방식이 적절할까요?

③외규장각 도서를 파리에 두면 한국문화를 외국에 널리 알리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국제주의적인 관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주화파리유학생(27) juwhal@hotmail.com ①한국인들이 원한다면 언젠가는 반환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②한국의 문화재와 교환전시하는 방안이 어떨까. 우리 문화재를 외국에 알릴 기회가 될 것이다. 프랑스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가 간다. 힘센 아이가 힘없는 아이에게 먹을 걸 빼앗으면 돌려주지 않을 것이다. 선생님이 혼내면 몰라도. 국제 사법 재판소에 회부하는 것도 방안이다. ③우리 문화재가 외국에 있으면 해외동포나 유학생들은 우리 선조의 숨결을 가까이서 느끼게 된다. 국내동포들과 입장이 다른데도 그동안 대놓고 발언을 하지 못했다. 한국사회에서는 독도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사람도 다른 의견을 펴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나 외규장각은 다르다. 우리 문화의 해외 홍보가 제대로 돼있지 않은 조건에서 현실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파리의 기메박물관(동양박물관) 한국실이 얼마나 초라한가. 프랑스에 외규장각 도서의 영구 소유권을 주자는 것은 아니나, 좀더 대범한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신근수파리 물랭호텔사장(61)hotelmoulin@wanadoo.fr
①반환 이전에 한국의 보존.보관 능력.예산.인적자원 시설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 상태에서 반환받았을 때, 과연 한국이 이를 잘 보존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있다.

②한국과 프랑스가 몇년간의 간격을 두고 상호 교환 전시.보존하는 방식을 지지한다. 마치 솔로몬의 재판처럼 쌍방의 실익과 자존심을 살리는 방법이다. 이같은 외교 노력에 앞서 고문서 보존 관리 연구에 대한 예산 마련이 중요하다. 프랑스측에서는 규장각에 물이 새고, 비전문가들에 의하여 분류가 안된채 흩어져 있으며, 곰팡이가 나는 등 보존.보관 능력이 열악하더라는 비판이 있었다.

③박지성 이영표 선수가 외국에 나가서 활동하다 다시 한국에 돌아오는 것처럼 문화재에 대해서도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축구 국가 대표팀이 마치 해외원정으로 실력을 쌓아 나가고 있듯이 문화재 또한 해외로 해외로 순환 전시를 끊임없이 하는 것이 문화재 대접을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닌가. 감성적 애국심만으로 문화재 보존이 잘 되고, 한국문화를 외국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강여규 재독한글학교장협의회장(53)ykyukang@hotmail.com ① 약탈된 문화재에 대한 반환은 약탈당한 나라들이 자신의 문화재에 대한 보존의식이 확대되야 가능하다. 중국도 2002년부터 청조 때 약탈당한 문화재 반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유럽과 미국 내의 박물관들이 이것을 거부하고 있지만 포기하고 않고 있다. ②조건 없는 반환이 한국의 기본입장이 되어야겠고, 그것을 계속 고집해야 한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별로 없는 프랑스에서 한국의 고서적을 가지고 무엇을 하겠나? 약탈한 문화재를 담보로 가능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것 아닌가. ③파리에 두는 것이 외국에 널리 알리는 결과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도서를 어떻게 관리하는가, 즉 전시와 활용을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 파리 박물관의 어느 창고 속에 묻혀있다면 아무 의미도 없다. 만약 온전한 반환이 되지 않는다면, 전시와 열람에 대한 한국의 권리같은 것이라도 획득해야 한다. 더욱 도서이니 만큼 필사본이 없는 유일본의 경우는 열람을 위한 복사나 필사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 박 미하일 모스크바국립대 역사학교수(88)icfks@iaas.msu.ru
①한국이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지 않으면 쉽게 내놓지 않을 것이다. 1세기반이라는 세월동안 가지고 있었으니 점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 또 귀중한 한국사 문서들을 자기들이 소유하고 보물처럼 자랑하듯 간직하려는 건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다.

②한국사에 있어서 외규장각 도서문서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프랑스에서 내 놓을 생각이 없다면 필사본을 그대로 두고 복사본을 가져오는 초보적인 방법도 있긴 하다. 결국 외교능력에 달린 문제이다.

③프랑스에 그대로 있게 되면 그들은 한국역사를 연구할 계기가 될 것이다. 새로운 세대에게 한국학에 관심을 두는 좋은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본다. 문화재 반환에 대해서는  국제법도 없고 우리는 합법적인 권한도 없다. 결국 한불 관계를 더욱더 돈독히 되어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러시아의 경우 1900년 중국 이화당폭동 당시 만주지방을 점령하면서 중국의 많은 문건들을 가져와 소유했는데 1947년 중소 친선관계가 설립되면서 자진 반납했던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