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Trend] 한인식당에 외국인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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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end] 한인식당에 외국인 몰려온다
  • 시카고=한명희기자
  • 승인 2006.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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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지역 한류타고 건강식으로 인기 ... 인테리어도 바꿔

   
▲ 최근 미주 한인 식당가에 건강식 위주의 웰빙식단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인 업소들은 한국 전통식이 건강식이자 웰빙식단으로 한인은 물론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한다
요즘 시카고의 한인 식당가가 외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인 손님이 10명에 한두 명이던 외국인이 한인식당의 자리를 메우면서 메뉴는 물론 인테리어까지 과감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들 외국인이 한식에 맛 들이게 된 주된 이유는 한국음식이 중국식이나 일본식과 달리 맛이 강하면서도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일고 있는 한류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인 손님들의 발길이 확대된데 고무된 한인식당들도 기존의 맛이나 양에서 건강식 위주의 웰빙 식단을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모든 요리에 정수기 물을 사용하며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잡곡밥을 제공 합니다” “기름을 쫙 뺀 육류만 사용 합니다” 요즘 한인 음식점 메뉴판 겉표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선전 문구들이다.

한인사회에 일고 있는 웰빙바람을 엿보게 하는 단면들로 주 타깃은 한인들 뿐 만아니라 외국인 입맛 길들이기도 겨냥하고 있다.

웰빙식단이라고 할 만한 독특한 메뉴는 아직 선보이고 있지 않지만 브로컬리나 아스파라거스와 같은 서양식 채소류를 반찬류에 가미하는 외에 덜 짜게 만든 김치, 시금치며 당근 등을 고루 넣은 비빔밥, 갖은 야채를 살짝 데쳐 불고기와 싸먹게 하는 등 나름의 퓨전스타일 웰빙 한식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외에 아직까지는 한인입맛이 주 고객인 청국장이나 꽁보리밥, 생선 찜, 쌈밥 등도 전통 한국식이면서 웰빙 식단으로 불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서부 한인 요식업협회측은 “한국과 달리 이곳 한인 시장에선 건강식을 선호하는 외국인의 입맛이 한인식당가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끈 셈”이라고 강조한다.

시카고 근교 버팔로 그로브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인근지역에 일본인 기업체가 많은 탓에 일본인등 외국인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며 “한국 전통음식이 건강식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김씨는 이에 따라 메뉴판에도 혁신을 꾀하게 됐다며 이 같은 추세는 한인밀집지에서 한인만을 대상으로 하던 영업방식에서 과감하게 탈피, 외국인 밀집지에서 한식당을 개업하는 사례까지 늘고 있다고 귀띔한다.

시카고 일원에서 성업 중인 한식위주의 식당은 약 70곳. 일본식이나 중국식 까지 포함하면 한인이 경영하는 식당은 대략 170곳에 이른다. 뉴욕이나 LA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건강식 위주의 메뉴가 등장하면서 이같이 고객층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 같이 한식 웰빙 식단이 한인은 물론 외국인 입맛까지 사로잡으면서 날로 마케팅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지만 일본식이나 중국식과 같은 대중음식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메뉴판에 등장하는 용어의 영어표기, 서비스의 전문화, 청결한 실내 환경과 위생, 특히 가격의 일관성 등 선결 과제도 산적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