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아에서 온 설날편지] 떡메치며 윷놀이로 향수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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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에서 온 설날편지] 떡메치며 윷놀이로 향수달래
  • 이현휘
  • 승인 2006.01.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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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가장 늦게 뜨고 지지만 명절은 고국시간 맞춰

민족의 명절 설날에는 지구촌 어느 곳에 거주하건 한국인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향수를 달랜다. 남태평양의 사모아 동포 이현휘씨 ( hyunhwilee@yahoo.co.kr)가 그곳 소식을 보내왔다. <편집자>

남태평양 사모아에도 한국의 설날이 있습니다. 60여가구 350여명의 동포들은 오순도순 모여 떡메 치며 음식을 나누고, 민속놀이를 즐기며 향수를 달랩니다.

아메리칸 사모아는 1900년 4월17일 미국에 편입된 지역입니다. 서경 172도, 남위 14도에 있으며, 날씨가 맑고 세계에서 공기가 제일 좋은 곳으로 지구상의 마지막 파라다이스로 불리고 있습니다.

다섯개의 섬과 두개의 산호초로 이루어진 아메리칸 사모아의 면적은 218평방Km 로 한국의 강화도 보다 약간 작습니다.

1960년대부터 참치 원양어업에 진출한 우리 한국인이 정착하기 시작해, 1970년대에는 원양어업 협력업체 주재원, 직원을 비롯하여 가족, 선원들을 포함 2천여명의 한국인이 상주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말 한국원양어선이 철수하여, 주재원, 직원 및 가족들이 모두 귀국하고, 남은 이들은 자영업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교민들은 식품 및 잡화점을 운영하며 사는데, 모든 상품을 미 LA에서 컨테이너 및 항공우편으로 들여와 판매하고 있습니다.

2002년 2월부터 뉴스채널 YTN을 현지 케이블 방송으로 24시간 실시간으로 볼수 있습니다.
또 작년 9월부터는 KBS월드 방송을 24시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고국의 최대명절인 ‘설’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고국이 너무나 멀어 자녀들과 함께 선물 보따리를 들고, 세배를 올리러 갈 수는 없지만 아침 일찍 전화로 나마 새해인사를 드립니다.

LA에서 공급되는 떡 과 떡국 등을 한국식품점에서 구입하여 나누어 먹기도 하고, 유일한 한인교회(사모아 한인침례교회)에 모여 한글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교인들이 함께 떡 메치기를 비롯하여 윷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연날리기 등의 민속놀이를 즐깁니다.

특히, 이곳은 날짜변경선의 가장 서쪽에 위치하는 곳으로 세계에서 태양이 가장 늦게 뜨고, 늦게 지는 곳이라, 서울보다는 20시간이 늦지만 생활상으로는 4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조상들의 제사나, 추석, 설 명절은 고국의 날짜에 맞추어 행사를 갖고 있다.

한편, 이날 TV 생중계된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축구경기를 보고 환호와 박수를 보냈고, 태극전사들의 특별한 선물에 마냥 즐거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