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에 만난 사람 3회 산호세 한미봉사회 심영임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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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에 만난 사람 3회 산호세 한미봉사회 심영임 관장
  • 김동열
  • 승인 2006.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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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커뮤니티센터의 꽃을 피웁시다

(샌프란시스코) 26년간 산호세 지역 한인들의 권익 신장과 이 땅의 주인으로서 살아가는 모범적 한인사회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오고 있는 산호세 한미봉사회.

이곳에서 정든 고향을 뒤로 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한없이 앞만 보고 살아온 이민 1세대들의 깊게 패인 주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잘 안되는 발음으로 칠판에 쓰인 영어문장을 열심히 읽어내려가는 할아버지, 다음주에 있을 특별공연을 앞두고 잘 보이지도 않는 악보를 보며 목청을 가다 담는 할머니, 어린자녀에게 과자를 들려주고 미싱 앞에서 박음질에 열중인 새댁, 노인들 점심식사 준비로 분주한 조그만 부엌의 자원봉사자들... 이것이 산호세 한미봉사회의 오전 풍경이다.

오후 1시 30분까지는 장소를 비워줘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이들의 발걸음과 손놀림은 바쁘기만 하다. 2세 자녀교육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뿌리교육은 1세에 대한 존경심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는 산호세 한미봉사회의 대모(?) 심영임 관장은 가냘퍼 보이지만 업무 추진 능력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커뮤니티센터 건립 얘기가 나오자 수백명 앞에서 연설하듯이 확고한 어조로 건립의 당위성에 관해 설명해 나갔다.
"한인 커뮤니티의 대표주자로 노인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상대로 교육하기엔 지금 장소로는 힘들다. 세계 10 무역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조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차원에서라도 커뮤니티센터의 건립은 한시가 급하다"고 강조하는 심관장은 "매일 150여명의 한인과 20여명의 외국계가 영어를 배우고 함께 식사를 하며 문화공간으로 사용하는 이곳이 시간제약과 비좁은 공간으로 한계를 느낀 지 오래고 이제는 낭패스럽기까지 합니다"라며 커뮤니티 센터의 건립의 진행상황을 밝혔다.

현재 건립기금은 자체 건축기금으로 15만 달러, 해외동포재단으로부터 받은 3만달러, 이임성 이사장 및 고 김종대 자선재단 대표 등 1만달러 이상을 기부한 고액기부자, 그외 각 교회와 무명을 포함한 수백명의 기부자들의 정성이 50만달러라는 거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Federal Money 50만달러도 건물을 구입하면 지원받을 수 있는 자원이다.

아직 언론에 공개하기에는 이르다는 전제하에 산호세 인근에 현재 12,000스퀘어 피트, 2층 건물의 오피스 빌딩을 매입협상 중에 있다고 하는데, 용도변경 승인과 공청회 개최등 난제들이 있어 6-7개월이 지나야 최종 발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작년 11월에 건축기금 마련 자선파티까지 하였지만 일각에서는 '왜 그 비싼 건물이 필요하느냐?' '개인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등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소리가 들려올 때, 섭섭하기도 하다고 심경을 말했다.

심관장은 "결국 우리의 목표는 남을 배려하고 신뢰하는 좋은 코리언을 만드는 일이다"라고 단정하며 "아름다운 실리콘밸리에 한인커뮤니티센터의 꽃을 피우자"라는 말로 인터뷰를 끝냈다.

점심식사를 같이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만난 김계담 할머니(71세)는 "1시반이면 쫓겨나는 게 불편하다. 얼른 이사가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했고, 이철영 할아버지(70세)는 "여기(북가주)에 많은 한인단체가 있지만 한미봉사회만큼 제 역할을 하는 단체는 못봤다. 이사하는 것은 늦은감이 있다"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정겨운 옛이야기부터 아들, 손주자랑까지.. 이들의 웃음소리에 괜시리 미안한 마음부터 들었다. 하지만 열심히 식사를 나르는 자원봉사자들과 합창연습때 드시라고 아직도 뜨끈한 시루떡을 가지고 방문한 새하늘 우리교회 선교팀(박수경씨 외)을 보니 그동안 봉사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한인단체들을 평가하던 본 기자가 자책스럽기까지 했다. 산호세 한미봉사회의 스텝진으로는 풀타임 6명, 파트타임 10명, 인스트락터(강사)10명, 자원봉사자 70여명으로 100여명에 육박한다.

이들은 영어반, 서예반, 합창반, 문예반, 파룬궁반등에서 노인들의 교육에 앞장서서 봉사를 하고있다.

새 건물이 확보되면 제일 먼저 유스 프로그램을 실시해 애프터스쿨의 역할을 할 것이고, 가정폭력방지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 있다고 설명하며, 이미 이화여대 동창생들로 구성된 '도우리'의 자문을 받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고 소개하는 심영임 관장의 표정에는 미래에 대한 확신이 차 보였다.
(박성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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